여행의 시작 서울역

2022년 여름 울릉도 여행기 2.

by 장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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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과 서울역은 설렘이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서울역에 나는 가만히 앉아있었다. 이곳에는 조금 다른 공기가 흐른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 보면 궁금증이 생긴다. 어디를 가는 걸까? 저 가방에는 어떤 것이 들어있을까? 휴가철의 성수기에 이른 서울역은 정말 사람이 많았다.


저 멀리 내 친구 Y가 보였다. 아! 그런데, 짐이... 너무 많다.


여행의 시작은 어쩌면 캐리어를 여는 것부터 시작하는 듯하다. 나는 여행 짐을 최소한으로 하려고 아주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워낙에 겁도 많고 예측불가한 일이 생길 거라는 걸 알고 많이 많이 가지고 갔었는데, 그게 정말 여행의 짐이 된다는 것을 지금은 알게 되었다. 그 후로는 여행용품 그러니까, 작고 가벼운 것들을 보면 사서 모으기 시작하면서 작은 가방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지인처럼 예쁜 옷에 산뜻하게 캐리어 밀고 공항에 가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은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배낭에 무거운 것들을 많이 넣었다. 무거운 신발은 신고 가는 것을 택한다. 그런데..


이런 모습?



그냥 보이는 Y의 짐 속에 '아이스박스'가 보였다. 머지? 참고로 나는 여행 시에 절대로 음식을 가지고 가지 않는다. 물론 먹는 거에 그리 신경을 많이 쓰지 않기도 하지만, 현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여행 시에 음식값을 넉넉히 지불할 만만의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친구 Y는 먹는 일에 진지하다. 그녀의 집에 초대되면 하루 종일 먹는 일이 생기곤 했다. 아이스박스 한가득 소고기를 보고 나는 정말 놀랐다. 울릉도는 소고기 값이 정말 비싸다는 것과,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와 후배의 고기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아! Y는 여행 전에 나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울릉도에서 6개월 이상 체류 중인 후배 부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여름옷 등등의 물건이 있을 거라고, 그래서 짐을 좀 들어주어야 한다는.. 아. 그 이야기였군! 택배비가 비싼 울릉도의 특성상 Y의 집으로 배송된 물건을 들고 간다는 이야기였다. '그래. 하나 정도는 들어줄 수 있지.' 그리고 갈 때는 이렇게 짐이 많아도 올 때는 간편하게 올 수 있겠지. 그럼 되었어. 여행은 끝이 중요한 거니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제발 이렇게 되었어야 하는데, 이 생각만 하면 화가 나고 슬프다.)


여행은 정말 함께 가보아야 한다는 말이 맞다. 30년이 넘은 오랜 친구도 넘지 못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휴! 이 글을 내 친구 Y는 읽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열차를 타자. 이렇게 아직 기차도 타지 않았는데, 할 이야기가 많아지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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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출발해서 묵호에서 내리는 KTX를 선택했다. 2020년 3월에 개통했다고 하는 이 열차는 아주 익숙한 이름의 역을 지나가게 된다. 그중에 정동진역. 응? 청량리에서 막차를 타고 밤새 달려 해 뜨는 정동진역을 가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게 낭만이지.. 할 수도 있을 듯싶지만, 편한 것은 좋다. 2시간 30분 정도의 소요 시간에 묵호역까지 갈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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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까지 가는 KTX 열차는 새것(?) 이었다. 넓은 의자와 편의 시설이 구비되어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자주 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여행의 설렘은 기차역과 기차, 옆자리의 여행 동반자 Y 이렇게 합하여서 최고조가 되고 있었다. 앞으로 어떤 시간들이 펼쳐질지 너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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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바다는 많이 흔들린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여행 시에 날씨 때문에 고생해 본 적이 없다. 날씨 운이 있다고 할까. ㅎㅎ 그래서 이번 울릉도 여행도 그리 걱정되지는 않는다. 울릉도 여행을 간다고 하니, 배가 출발하지 않아서 못 갔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7월 말에 태풍이라도 온다면 아무 곳에도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 더욱 걱정은 간혹 돌아오는 배에 문제가 생긴다면, 꼼짝없이 섬에 갇힐 수도 있다. 살짝 기대(?) 하는 것도 있지만, 오래전 선배 언니의 울릉도 표류기를 들은 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본다. 날씨가 도와줘서 파아란 바다와 하늘을 보게 해 주기를, 가지고 가는 선크림을 모두 다 쓰고 오리라. ㅋㅋ




1편 울릉도 갈래? 를 안보신 분은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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