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0년 5월 19일에 대한 하루 이야기이다
아들을 키워 본 엄마들에게만 이야기되는 것들이 있다.
아들의 사춘기 때, 그 공감대는 폭발한다. 하지만, 그중 최고는 아들의 군입대가 아닐까? 2020년 5월 19일 나의 아들은 군입대를 했다. 내 품에 안겨서 쌔근쌔근 자 던 아가가 이제는 군인 아저씨가 되었다.
2020년 5월 18일. 정확히 내일은 아들의 군입대 날이다. 설마 하고 안 올 것 같은 이 날은 드디어 오고야 말았다. 굳이 수치로 이야기하자면, 대학 수학능력시험 전날의 10배 정도의 기분이다.
‘엄마 나 4월에 군대 갈 거야.’라고 이야기할 때도, 입대 날이 정해졌다는 통지서에도, 준비물을 챙기면서도 현실적으로 실감 나지 않았다. 오늘 낮, 아들은 머리를 짧게 하고 왔다. 자신의 짧은 머리를 어색해하는 그 아이는 정말 군대를 가는가 보다. 서로를 바라볼 뿐 특별히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싶지만, 잠이 쉽게 올지 걱정이다.
아침이다. 역시나 잠은 쉽게 들지도 깊게 자지도 못하고 아침이 되었다. 오늘은 2020년 5월 19일 내 아들이 군대에 입대하는 날이다. 하늘이 흐리고 비가 오고 있다.
예전에는 기차역에서 배웅을 했다고 아빠가 그러시던데, 나는 아들을 신병교육대까지 태워다 주기로 했다. 혼자 가라고 하기가 마음이 불편했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이 된다. 지도를 검색해보니, 약 2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나온다. 근처에 가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아들은 준비물을 챙기고 말이 없다. 원래 말이 많은 아이는 아니지만, 지금 기분은 어떻지 궁금하지만, 묻지 않기로 한다. 본인이 결정해서 가기로 한 군대이지만, 집을 떠나서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까? 그 아이는 성향이 새로운 곳을 힘겨워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와 같은 성향이라고 어릴 적 검사에서 나타내 준 기억이 있다.
엄마가 집에 도착을 했다. 그 아이의 외할머니인 울 엄마는 같이 가고 싶어 하셨다. 며칠 전 아빠가 아이를 신병교육대에 내려주고 혼자 운전해서 돌아올 나를 걱정해서 동행할 것을 권하셨다. 울 엄마는 내가 일을 하는 동안 울 아들을 직접 키워주신 분이다. 그래서인지 조카들에 비해서 더 많은 신경을 쓰신다. 엄마는 업어서 키운 손자가 군대를 가는 것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걱정이 많이 되시는 얼굴을 하고 계신다.
비가 내린다.
평소 운전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기분이 정상이 아닌 오늘 같은 날은 날씨가 좋기를 원했는데 아니다. 완전한 긴장감을 가지고 운전을 해야 한다. 원주 터미널에 도착을 해서 점심으로 만둣국을 먹고 신병교육대로 향했다. 신병교육대 근처에 도착을 해서 길가에 차를 주차하고 시간을 기다리기로 했다.
아이는 핸드폰을 군입대 일시정지 서비스를 신청하고 나에게 건 내준다.
평소 같으면 입소식이 진행이 되었을 거라고 한다.
요즈음은 코로나로 모든 행사가 취소가 되었다.
신병교육대 앞으로 차를 몰았다.
군인이 다가와 거수 인사를 한다.
아이에게 코로나19와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한다.
내리라고 차 문이 열렸다.
이렇게 가는 것인가?!
갑자기 일어난 일에 놀라고 있을 동안, 아이의 뒷모습이 보인다. 잔뜩 긴장이 된 채 걸어가고 있는 내 아들..
그저 건강하게 5주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잘 받기만을 기도해 본다.
거의 모든 엄마들이 신병교육대 입소식에서 눈물을 보인다고 하는데, 이번엔 그럴 틈을 주지 않네.
사랑한다. 아들! 보고 싶다.
이렇게 군입대를 한 K는 건강하게 전역하였습니다. 장발이 된 K의 머리를 묶어주는 소소한 일상이 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