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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비라이온 Jan 17. 2021

Desire 2021 (1) 욕망의 방향이 바뀌다

2021년 팬데믹 비즈니스 트렌드 전망

* 2021년 1월 7일자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이며, 그 이전에 2020년 12월 대홍기획 블로그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 본 고는 2021년 1월 말 발행될 대홍 스페셜 리포트 <Desire 2021 : 욕망의 방향> 내용 일부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결국 3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겨울이면 바이러스 생존에 적합한 기후 조건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던 전문가들의 경고는 현실이 됐다. 2020년은 유례 없는 한 해였다. 전 세계인이 생존이 달린 범지구적 위기, 격리와 고립, 폐쇄의 반복 속에 일상의 붕괴와 변화를 동시에 경험했다. 확진자 수의 등락에 따라 패닉과 희망이 교차했다. 반복되고 있는 대유행, 금지된 일상은 욕망의 방향을 바꾸어 놓고 있다.

지금 ‘욕망’을 말하는 이유는 불편, 불안, 불만족은 필연적으로 반대 편의 욕망을 예비하기 떄문이다. 따라서 욕망은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다. 특히 억눌린 욕망이 잠재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때에 욕망의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 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으나 고객가치는 변하며, 그 변화 동기는 바로 욕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온라인 상의 소셜데이터와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올 한해 소비자의 욕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방향을 가늠해 보았다.

첫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변화의 시초가 된다.

이토록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한 적이 있었을까? 일상은 늘 거기에 있는 것이기에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우리는 막 여행을 마친 뒤 ‘여행지로 돌아가고 싶’거나, 과거의 어떤 ‘추억 속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2020년에는 ‘돌아가고 싶다’의 연관어 1위가 ‘일상’으로 바뀌었다. 2019년 돌아가고 싶은 대상 1위였던 ‘여행’의 언급량이 4,522건이었던 데 비해, 2020년 돌아가고 싶은 대상 1위 ‘일상’의 언급량은 14,956여 건으로 2019년 1위의 3배에 이른다. 또한 잇따른 등교 금지 속에 학교는 강한 열망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가고 싶다’의 연관어를 살펴봤더니 2019년 ‘학교 가고싶다’는 언급량은 41,087건으로 11위에 불과했는데, 2020년에는 무려 129,305건으로 증가하여 4위에 오른 것이다.

둘째, 가장 억눌린 욕망, 여행에 대한 욕구가
계속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된다

2020년 ‘가고 싶다’ 연관어 순위 4위가 학교였다면 1위는 무엇일까?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바로 그것이 1위에 올랐다. 바로 여행이다. 2019년까지 몇 년간 ‘가고 싶다’ 연관어 1위는 ‘집’이었다. 어디서든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집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팬데믹은 지난해 가장 가고 싶은 곳을 여행으로 바꿔 놓았다.이러한 열망이 비즈니스를 바꾼 가장 최근의 사례는 ‘무착륙 관광 비행’이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상공을 선회한 다음 출발했던 공항에서 내린다. 일본, 대만 등 해외에서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국내에서는 아시아나와 제주항공이 12월에 먼저 시작했다. 아시아나의 A380이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을 거쳐 일본 규슈지방 영공을 둘러보고 인천으로 돌아오는 당일치기 해외여행. 외국 영공을 지나기에 여권 지참은 필수다. 물론 면세 쇼핑도 가능하다. 팬데믹 이전이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 욕망의 방향을 타고 일어난 것이다.

셋째, 살 것이 무엇이든 온라인에서 산다는 것이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새로운 보편이 된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고 싶다고 말하는 물건은 뭘까? 2019년까지 ‘사고 싶다’의 연관어는 참으로 일관되게 ‘옷’이었다. 사고 싶다고 욕망하면서 자주 사고, 자주 생각하는 아이템으로 옷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2020년에는 ‘사고 싶다’의 연관어 1위가 바뀌었다. 2019년 ‘옷’ 44,824건에서 2020년 ‘쿠팡’ 105,246건으로. 2위는 여전히 ‘옷’이며 44,923건으로 예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는 우리가 ‘사는 것을 욕망하는’ 사고 과정 혹은 행동방식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 변화란 이커머스 기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생활양식, 온라인 쇼핑의 보편화라는 변화다.

그렇다면, 팬데믹이 끝나면 사람들은 오프라인으로 돌아갈까?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어쩔 수 없이 온라인에서 쇼핑하던 사람들이 다시 오프라인 리테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전국 20~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19 라이프스타일 변화 설문조사 결과, 57%의 응답자가 앞으로도 식료품을 온라인에서 살 것이라고 응답했다. 69%의 응답자는 앞으로도 비식료품을 온라인에서 살 것이라고 답했다. 이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온라인 중심 소비가 기본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데이터가 가리키는 욕망의 방향에서 고객가치의 변화를, 그리고 고객가치의 변화를 감지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옳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데이터는 고객의 마음을 읽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다음 편에서는 실질적인 사례와 함꼐 욕망의 방향이 예비하는 변화의 실마리들을 살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