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들 1-4

사랑받는 자는 따로 있나니~

by 황은화

1막 4장

사랑받는 자는 따로 있나니~

점집.


미아공주님 앞에 무릎 꿇고 앉은 꾹.

미아공주(이하 미아)가 부채를 큰 동작으로 펼치며 꾹을 사랑스럽게 쳐다본다.


미아 (우아한 목소리) 당신을 좋아해.


무슨 소리세요?


미아 귀신들이 그쪽을 좋아하네.


귀신들이 절 좋아한다고요?


미아 사랑스러워~ 아으~


공주님, 미쳤어요? (결례를 느끼고) 미치셨어요? 그럼 어떡하죠?


미아 왜?


왜라뇨? 귀신들이 절 좋아한다는데, 이거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데. 어떻게 부적이라도 빡시게 쓰면 될까요?


미아 좋은 건데. 나쁠 거 하나도 없어.


유령이 막 따라다니고 말 시키고 그러는데 좋아요? 말도 마세요. 불면증까지 왔습니다. 아주 죽겄습니다. 설마 죽음이 따라다니는 건가요? 저 죽는 거 아니죠?


미아공주, 미소 짓는다.


정말요? 제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요? 죽고 싶지 않아요.


미아 (순진한 미소로) 복 받은 거야, 복. 사랑의 복. 나는 환영님들이 말 걸어주셔도 얼마나 까칠하신지. 총각귀신, 처녀귀신, 저승사자님들, 터줏대감님들, 도깨비들……. 대뜸 나타나서 호통치고 명령하고 다들 얼마나 표독스럽고 오만한데, 그쪽은 반기네. 반기고 좋아해. 사랑을 너무 받아서 내가 다 질투가 나네.


뭐 때메 좋아하는 거죠?


미아 모르지.


(울상 지으며) 외모가 그래요?


미아 외모만이 아니야. 어떻게 설명을 못 하겠네. 총체적이고 영적인 거야. 기운이 아주 좋아.


제 삶은 이리 비참한데 귀신 사랑이나 받고 니미. 비싸도 좋으니 부적 하나 써주셔요. 제발요, 다 쫓아주세요!


미아 하지 마! 그런 거 하지 마! 왜 굳이 미움을 사려고. 사랑이 미움으로 변하면 더 무섭다. 증오된다.


(크게 한숨) 어떡하죠?


미아 뭘 어떡해? 그냥 살면 되지. 밤에 일한다고?


밤에 일한다고 볼 수 있죠.


미아 그렇게 싫으면 밤에 일하지 말던가!


그게…….


미아 근데 그쪽은 여자 있어? 결혼했어?


아니요. 혼자입니다.


미아 혼자라고~ (반기며)


네. 근데 왜요?


미아 아니. 궁금해서~ (애교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왜 이러세요?


미아 사랑받을 얼굴이야. 이뻐~


뭐예요, 공주님!


꾹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미아공주가 그의 손을 잡는다.


미아 잠깐만, 좀만 있다가 가! 요즘 손님도 없고 얘기나 좀 하다가 가.


미아공주, 윙크한다.

꾹, 안절부절못한다.

이전 04화마부들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