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들 1-5-2

방문자들

by 황은화


1막 5장 (2부)

방문자들


사이.

꾹이 멍해진 척을 보다가 진주알들을 줍기 시작한다. 그러자 척이 한 말 한다.


그냥 둬!


그래도…….


(소리 지른다) 그만두라고! (자신이 한심스러워 힘이 빠진 목소리로) 아이씨, 왜 하필, 왜 하필 지금 이 타이밍에…….


탁이 진주알을 줍는다. 꾹도 눈치 보다가 다시 줍기 시작한다. 기운이 다 빠지고 허탈한 척은 여전히 바닥에 앉아 있다. 일어날 힘이 없다.


그러기에 적당히 하지. 그렇게 찔리든. 멱살까지 잡고!


오버했네요.


걱정 마라, 저 사람 다시 안 온다.


목걸이 봤잖아요.


목걸이 찾으러 온 거면 신고하겠죠.


보석 찾으러 온 거 같지는 않아. 걱정 마!


괜찮을까요?


걱정되냐, 반장! 이 일이 저노마 말대로 드러운 일이잖아. 더러운 일 하면서 더러운 꼴 당하는 건 당연한 거고, 이런 거 챙기는 재미도 없으면 뭔 재미로 하냐?


형님 말대로 진주목걸이도 두고 올 걸 그랬네요. 이번 건은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감이 안 좋긴 했는데 목걸이가 이뻐서…….


됐어. 됐어. 이만하면 됐어.


저 근데요, 형님들! 이 시점에서 제가 하나만 말씀드려도 될까요?


뭔데?


그게요. 아까 그 남자가 찾는 게 이걸까요?


꾹이 상자 하나를 내민다. 국가유공자의 집에 있던 상자이다.


이거 어디서 난 거야?


그게, 그날 제가 챙겨왔어요. 아무래도 그냥 두고 오면 안 될 거 같아서, 중요한 거 같아서요. 돈은 안 돼도 혹시 몰라서...


척, 일어나 꾹의 멱살을 잡는다.


니가 원흉이구나. 너를 진짜, 막 그냥, 확!


왜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이 꼴을 보고도 모르냐?


이 상자 안 돌려주면 되죠. 여기 있는 내용물 문제 되면 그냥 갖다 버리면 되잖아요. 뭘 그래요? 제가 봐도 다시 올 사람도 아니구만.


참맬로 둘 다 대단하다, 대단해. 당장 저 물건들 다 갖다 버려. 종이들 태워버리고. 알았어?!!


알겠습니다.


저 양반이 냄새를 잘 맡고 왔네. (혀를 차며) 잘 찾아왔어.


거친 노크 소리.

세 사람 순간 얼어서 대꾸 안 한다.

거친 노크 소리 다시 들린다.


다시 왔나 봐.


오마이 니미럴! 너, 이 새끼 저 상자 당장 안 치워!!


상자 숨기는 꾹.

다시 울리는 거친 노크 소리.

세 사람 대답도 없이 눈치를 살핀다.


문밖에서 웅성웅성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나더니 화난 남자가 문을 발로 차고 거칠게 들어온다.


화난 방문자 야, 니들이 뭐 황금마찬가야?


그런데요. 예의 없이 무슨 경우죠?


화난 여자 무슨 경우냐고? 내놔! 당장 내놓으라고! 우리 어머니 물건들. 도둑노무 새끼들아!


다짜고짜 무슨 소리야!


화난 남자 아마 못 열었을걸. 그건 시건장치가 장난 아니거든.


화난 여자 욕심도 많으셔. 금고를 통째로 들고 오셨대.


지금 무슨 소리들 하시는 거예요? 생전 처음 보시는 양반들이…….


화난 남자 야, 연기하지 마! CCTV에 다 나왔어.


진정들 하시고 천천히 얘기를 하셔야 대화가 되죠. 돌아가신 분 성함이라던가 집주소는 어디신지, 오해도 있으신 거 같고요.


화난 여자 여보, 신고해! 더 볼 것도 없어.


화난 남자 (전화한다) 잠깐만요!


꾹이 남자의 수화기를 잡는다.


사장님, 흥분 가라앉히시고 핸드폰 내려놓으시고! 자, 천천히 하시죠. 시간 많으니, 여기 좀 앉으시고, 지금 넘 흥분하셨어.


화난 남자 (콧방귀) 야! 지금 내 어머니 돌아가신 것도 힘든 데 절도까지 와아…….


저희가 다루는 분들은 모두 무연고자분들이십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화난 남자 어디서 사기를 치려고!


사기? 이봐, 우리가 뭘 어쨌는데, 주인 없는 물건 좀 가져온 거 가지고 지랄이야! 지 부모 죽은 것도 모르고 살던 것들이 어디 와서 지랄이야!


화난 남자 뭐 지랄?!! 이 절도범 새끼들이~


뭐 새끼? 아놔 헤드, 지금 헤드에 막 진짜 왔거든.


화난 남자 개새끼들, CCTV에 다 나왔어.


좋다. 니네 제대로 걸렸다. 어디 개새끼 맛 좀 봐라!


꾹이 뚜껑이 열려 방문자들에게 달려든다. 졸지에 쳐들어온 사람들과 세 남자가 멱살잡이하며 뒤엉킨다. 화난 여자가 사무실 물건들을 잡히는 대로 집어 던진다. 그렇게 던져버리다가 금두꺼비를 집어 들어 바닥에 던져버리기도 한다. 척, 떨어진 금두꺼비 주워서 가슴에 품는다.


슬프고 느린 음악 혹은 요란한 마당놀이 음악이 깔린다.

암전.


1막.




[막간극]

유령의 춤 (죽은 자의 춤사위)

망자 하나가 무대에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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