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들 2-1

버려야 할 것, 버리지 말아야 할 것

by 황은화

2막 1장

버려야 할 것, 버리지 말아야 할 것

황금마차 사무실.


간소한 제사상이 놓여 있는데 그 가운데 돼지머리와 깨진 금두꺼비도 놓여 있다. 척과 탁, 꾹 모두 얼굴이 엉망이다. 사람들과 실랑이한 후 상처들이 고스란히 얼굴에 남아 있다. 세 사람, 향에 불을 붙이고 절한다. 예를 다한다.


이럴 필요 있을까요?


있다.


이럴 필요 있어. 많아. 재수가 옴 붙었어. 없던 연고자들이 계속 나타나고 나쁜 기운이 스며든 게 확실해. 특히 너!


면목 없습니다.


그동안 모은 돈 합의 보느라 다 썼다. 다~ 날아갔다. 젠장! 내 인생 어디서부터 꼬인거냐…….


욕심이 과했다.


죄송합니다.


난 괜찮다. 니가 손해가 크지.


죄송합니다. 형님까지 욕보이게 해서요.


아니다. 괜찮다. 다시 하자!


세 사람 소주를 나눠 마신다.


자, 다들 한잔들 하자!


술 나눠 마시다가 꾹이 말한다.


형님은 부모님 살아 계세요?


없다. 일찌감치 돌아가셨어. 아버지, 어머니 얼굴도 모른다.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러시구나. 척형, 척형 아버님은요? 잘 지내세요?


몰라. 잘 지내시겠지. 뭐, 5년 정도 된 거 같다. 연락 안 한 지. 걱정 안 해! 그 양반은 나보다 오래 살 사람이야. 서로 연락하는 게 상처지. 서로 아쉬울 거 없으니까. 근데 갑자기 왜, 부모 안부는 묻고 그래. 철들었냐? 감방 갔다 오고도 안 든 철이 방금 든 거냐?


그냥요~


지랄~ 너는? 부모님 어떠시냐?


엄니가 최근에 조금 치매기가 있으시다네요. 그것 말고는 괜찮아요.


조심해라. 치매 그거 무서운 병이다.


어쩌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들었지? 행복할 수도 있대.


척아!


네, 형님!


지금 태우자!


뭐요?


탁이 상자에서 편지 뭉치를 꺼낸다. 상자 안에는 훈장과 진주목걸이, 여자의 사진도 들어 있다.


태우자! 이 사진도, 편지들도 태우고 금두꺼비도 버리고.


그러시죠. 형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금두꺼비는 요 앞 개천에 던져버릴게요. 두꺼비니까. 두꺼비 사는 데로 보내겠습니다.


이걸 왜 버려요? 버릴 거면 저 주세요. 제가 가질게요. 재수 없으면 금방에 팔아버리면 되지. 버리지 마세요!


그래, 그거 가지고 꺼져라! 퇴직금이라 생각하고 제발 가지고 꺼져버려!


잘됐다. 퇴직금 해라.


진짜 왜 그러세요? 알았어요. 버려요 버려!


탁이 편지에 불을 붙이자, 척이 갑자기 불을 끈다.


왜?


탁형, 이거 태우지 맙시다! (편지를 노려보며) 돌려줍시다. 돌려줘요. 줘야 될 거 같아.


일만 복잡해지는 거 아냐?


태우지 마시죠.


괜한 일일 수도 있어. 너 그 사람에게 한 짓 생각해 봐!


할 수 없죠. 용서를 구해야지. 그 사람, 그 사람이 온 게 암튼, 돌려줍시다!


그놈들처럼 경찰에 신고한다 뭐 한다 하면요?


무릎이라도 뭐 꿇지. 한 번이 힘들지. 뭐 두 번이 어렵냐! 까짓 거 황금마차를 위해서.


난 반대다.


저도 반대. 이 사업 못 할 수도 있어요.


잃을 것도 없다.


사람 일 어떻게 알아? 형, 갑자기 처맞더니 사람이 왜 이래 소심하고 어눌해졌어. 정신줄 붙들자고!


소심해지긴 했지. 그래도 아냐. 아니야! 태우지 말자! 돌려주자고! 그래야 다시 깨끗하게 시작할 수 있을 거 같아.


척, 명함 꺼내서 전화한다. 통화연결음 들린다.


탁형, 진짜 저 형님 왜 저런 데요!


둬라! 뭐 더 잃을 것도 없다.


통화연결음 들린다.


저,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마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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