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들 2-2-2

우는 편지

by 황은화

2막 2장 (2부)

방문자들


남자가 편지를 천천히 내려놓는다. 눈물을 흘린다.


괜찮소?


남자 아니요.


감정을 추스르는 남자.

사이.


남자 저 선생님, 이 편지는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왜 그래요?


남자 이 편지는 제가 못 본 걸로 하겠습니다.


나쁜 거요?


남자 네. 나쁜 거 같습니다.


태울 걸 그랬나?


남자 감사합니다.


그럼 이 편지 태워도 좋단 말인 거죠?


남자 태워주십시오.


그럼 이 편지들도요. 이 편지는 당신 조부가 조모에게 쓴 편지들 같은데…….


남자 그것들도 태워주십시오.


그러죠.


그럼 편지들 빼고 사진이랑 진주목걸이는 챙겨 가시오. 이 사진 주인공이 당신 할머님이시죠?


남자 (잠시 사진을 보다가)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그냥 처리해주십시오.


진짜 괜찮겠소?


남자 아무래도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제가 괜한 일을 한 거 같습니다.


귀한 거 아닙니까?


남자 그냥 처리해주십시오.


혹시라도 생각이 바뀌면 연락 주시오. 한 2주 동안 보관하고 진짜 없앨 테니…….


남자 생각이 바뀌질 않을 거 같습니다. 바로 처리해주십시오. 이만 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식사라도 하십시오.


남자, 봉투를 내민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남자 약소합니다.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면 우리가 우스운 사람 되네.


(봉투를 받아 들며) 젊은 사람 성의를 무시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거 같은데요.


탁이 인상을 찌푸린다. 척이 나선다.


꾹아! (봉투를 빼앗아 남자에게 건넨다) 이러지 마시오! 가요. 할머니 잘 모시고.


남자 네.


가시오.


남자가 목례를 하고 떠난다.

꾹이 남자가 놓고 간 편지를 들여다본다.


읽지 마라!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만해!


그럼에도 꾹은 저 혼자 편지를 읽어 내려간다.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꾹의 웅얼거리는 소리.

이전 09화마부들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