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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화 Aug 10. 2024

나와 아내의 우당탕탕 신혼여행기_01

남프랑스 여행 단상_프로포즈의 정석

나와 아내의 우당탕탕 신혼여행기

(바로셀로나와 남프랑스 여행기, 9박 11일)


아내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한 남자와 이야기가 길다.

뭐지?!!!


바로셀로나에서도 '땡큐 베리 마치'를 외치며

남프랑스로 넘어와서는 뒤늦게 '욜라'와 '그라시아스'를 외치고

남프랑스에서 다시 바로셀로나로 왔을 때는 '메르치'를 외치던 그녀가

외간 남자와 대화가 길다니...

뭐지??!


그냥 사진 찍어달라는 거 아냐?!!!


알고 보니, 이야기가 길 수밖에 없었다.

아내(민들레님)에게 말을 건 남자에게 내 아내는 그 순간 누구보다 중요한 사람이었다.

민들레님이 인생의 아주 중요한 도우미가 돼 주어야 했다.  

라벤더밭에서의 프로포즈 at 발랑솔

민들레님이 동영상을 찍기 시작하고

남자가 애인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신혼부부인 우리 앞에서 프로포즈를 하고 있는 두 남녀

결혼한 우리가 보기에도 아름답고 로맨틱했다.

영화 속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남자가 라벤더밭에서 무릎을 꿇자 여자는 당황했다.

곧바로 남자가 주머니에서 반지케이스를 꺼내며 여자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자

여자는 감동하며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 모두 감격한 나머지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한다.


촬영된 영상은 두 사람이 감격스런 상황을 정리하고

다시금 호흡을 가다듬고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하는 장면이다.

남자는 떨렸던지 반지를 키워주는 손도 잠시 헷갈려 했다.

귀엽고 사랑스런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찍어주던 민들레님은 괜스레 주르르 눈물을 흘렸고

나 역시 코끝이 찡해지는 순간이었다.


프로포즈의 다양한 모습과 방법이 있겠지만

정말 이런 것이 아닌가 한다.

클래식 오브 클래식!


여자 역시 감을 잡고 있었겠지만

로맨틱한 타이밍에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는 순간이었으리라!  


영원히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그리고 그 기운이 우리에게도!!!


그분들 로맨틱한 분위기에 취해 우리도 덩달아!!!

기분이 이상했다.

*프로포즈에 대해...


한 번 더 반성합니다, 대장님, 민들레님!!!


나의 프로포즈에 대해 회상을 하자면,

연말에 신라스테이(공덕)를 예약했고 (우린 한달 전쯤에 비공식적으로 결혼을 약속했다)

그날 오후에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에 있는 오설록 매장(신용산)을 예약해

럭셔리한 티타임을 가졌다.

그때 준비한 반지를 꺼내 프로포즈를 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호텔에서 저녁에 와인을 마시며 음악을 틀어놓고 고백하려고 했다.

근데 처음부터 스텝이 좀 꼬였다.


민들레님은 근사한 원피스를 입고 왔는데 나는 다른 준비, 카페예약과 호텔 예약, 자동차 기름 넣고

세차를 하느라 옷을 신경을 안쓴 거다. 옷은 좀 편하게 깔끔하고 캐주얼하게 입었다.

민들레님은 내가 거창하지는 않아도 격식은 차리고 올 줄 알았는데 평상시 차림을 보고 실망했던 거다.

그래서 오자마자 나를 보더니 쫑크를 줬다. 그런 반응을 보니 갑자기 온몸에 힘이 쭉 빠져버렸다.

그래서 차 마시며 아주 우아하고 자연스럽게 프로포즈를 하려고 했으나

일단 호텔로 가서 저녁에 다시 재정비하자 결심을 했다.

프로포즈 승낙이야 하겠지만 뭔가 감동을 주고 싶은 맘이 있기에 재도전의 용기가 필요했다.

뭔대 떨리는 건대~~~~~~


늦은 저녁, 그렇게 우아하게 하지 않게 프로포즈를 했다. 샤워하고 더 편한 복장으로 시간에 쫓겨 두루뭉실 프로포즈를 하게 됐다...  의도와는 다르게 덤덤했던 프로포즈!


그날 떨려하던 이국의 남자를 보고 가슴 한구석이 조금 찔렸다.

거창하지는 않아도 좀 더 로맨틱한 순간을 연출했어야 하는데...

연극하는 사람이 미묘한 디테일을 놓친 셈이다. ㅜㅜ

미안 여보!


*

요즘 연인들이 프로포즈는 해야겠고 사람들 앞에서 하기는 내심 부담스러워 이벤트룸에서 프로포즈를 하곤 하는데 나는 그게 좀 어색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 앞에서 떠들썩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프로포즈란 것이 약간은 깜짝 이벤트적인 요소가 있어야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뭐 나도 할 말은 없지만~)  

그리고 그 이벤트룸이란 게 예약도 쉽지 않고 필요이상으로 비싸다는 생각이다.

 

여성이라면, 명동 한복판에서 모두의 시선을 받는 건 아니더라도 내심 다른 이들의 시선도 조금은 받으며 자신들의 사랑을 뽐내고도 싶지 않은가!!!


 

남프랑스 발랑솔이 프로포즈 맛집이다!

적극 추천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제주의 해변에서, 제주도 유채꽃밭에서,  강릉의 바닷가에서, 해질녁 한강 노을 풍경 앞에서 프로포즈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멋진 프로포즈를 목격한 소소한 소감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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