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티브이에선 혼자녀의 관음증을 충족시키는 혼자남들이 자꾸 나온다. 혼자 사는 친구들과 모여 열띠게 티브이 속 혼자남 품평을 해보았다. 남들 눈엔 잉여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딴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부문별로 뽑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유부녀와 처녀 우리 모두를 만족시키는 베스트 차밍 혼자남은 로맨틱 나르시시스트 기러기 아빠 이성재와 완소 매력의 원조 짐꾼 이서진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단연코 ‘엉짱’이라는 점. 남자는 역시 나이가 들건 말건 누구랑 살건 말건 힙업이 섹시 포인트다. 상당한 내공의 솔로 김광규는 그야말로 혼자남 완전체다. 음식물 쓰레기는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모아 버려야 한다는 팁은 그에게서 배웠다. 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혼자일 것 같다는 예감이다.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인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가수 김종서만큼이나 홈쇼핑 마니아였다는 사실도 친근감에 한몫했다.
김용건의 등장은 신선했다. 혼자인 시간을 버티다 보면 언젠간 누구와 함께 사는 때가 오리라는 희망은 버려야 한다. 김용건은 혼자 살기는 운명이라는 깨달음을 주는 인물이었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혼자 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모두가 백 살까지 산다면 누구든 인생 여정 언제인가 반드시 혼자 살게 될 것이다.
가장 핫한 혼자남은 홍석천(사진)이 아닐까 한다. 오랜 구도의 세월 끝에 레어템으로서의 고지를 선점한 그는 요즘 빗장 풀리듯 공중파 종편 할 것 없이 종횡무진 존재감을 드리우고 있다. 상당한 재력과 끈끈한 인맥, 그리고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를 통해 공개한 놀라울 정도의 몸매는 뭇 여성들의 자기 관리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그리고 단 한 번의 티브이쇼 나들이였지만 보는 순간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마저 들도록 클래스가 달랐던 <무한도전-쓸친소 편>의 신성우도 빼놓을 수 없다. 손수 마련해온 도시락의 정갈한 위용은 또 어떠한가. 그토록 아름다운 생명체는 반드시 기록해 두어야만 한다, 반드시!
최근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김지수가 입은 흰 레이스 잠옷이 화제다. 홈쇼핑에도 비슷한 속옷을 구하고 싶다는 문의가 꽤 있다. 실제로 아내가 그런 잠자리 가운을 갖춰 입고 기다린다면 집에 들어가길 무서워할 남편이 더 많을 것 같다. 미디어는 때때로 현실과 먼 환상을 그리지만 혼자 사는 남자에 대해서는 환상이 들어올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혼자남과 같이 사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남자들은 저렇게 혼자 사는구나’ 보여주는 꽤나 진솔한 스케치기 때문이다.
그래도 혼자녀들이 올해 반드시 엿보고 싶은 독거남은 있다. 미혼인 친구들은 무성욕 허지웅, 새로운 마왕 성시경도 아닌, 섹시 수양 이정재를 꼽았다. ‘섹시’가 중심이다. 기혼이면서 혼자 사는 여자들은 ‘빠리지앵’ 정재형, 원조 꽃미남 오빠 김원준, 영원한 피터팬 이승환 옹 등의 기라성 같은 후보들을 제치고 엉뚱이 이상우를 뽑았다. 배우 이상우(오른쪽)는 얼마 전 스타 자선경매에다가 신호등, 인형 뽑기 기계 따위를 애장품으로 내놓았는데 이건 정말 그가 혼자 사는 집에 두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집에서 신호등 켜고 인형 뽑기를 하며 혼자 사는 남자란 흥행 대박 조짐, 히든 병기다. 방송 관계자들이 이 지면을 보게 된다면 부디 우리 같은 헤비 티브이 유저인 혼자녀들의 기호를 반영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