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

by 시원


긴 겨울.

직업 특성상 한가로워진 시즌을 맞이한 나는 엄마가 있는 제주에 머물렀다.

우리 엄마는 내가 오기만 하면 몸이 먼저 일어난다.

“빨래 해야 돼”

“내가 해줄게, 이리줘”

“엄마 김 있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숟가락을 내려놓고 벌떡 일어난다.


몇 십 포기 김장도 혼자 거뜬히 담는 엄마가 안쓰러웠다. 이제는 사먹어도 된다고, 요즘 맛있게 하는 가게 많으니 이제 이런 수고스러운 일은 하지말라고 했다.

엄마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우리 딸들이 맛있다고 한마디 하면, 엄마는 하나도 안 힘들어."

'하나도'라는 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엄마는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닌데, 김치 하나는 정말 맛깔나게 담근다.

그러니 매년 김치를 먹을 때마다 엄마의 손맛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엄마의 사랑은 거창함이 아니라,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마음인가보다.

내게 줄 것이 아직 남아 있다고 믿는 사람만이 그렇게 자꾸 일어설 수 있다.

누가 사랑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은 누군가를 위해 자꾸만 자리에서 일어나는 마음이라고.

엉덩이가 가벼워지는 일이라고.


IMG_1984.HEIC 하지만 안되는 것을 말할 때, 불만을 말할 때는 매우 단호한 엄마다. 엄마의 다양한 면을 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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