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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안그레이 Jun 10. 2024

 여우에게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나무 뒤에 엎드려

달빛 아래 잠든 채

무슨 꿈을 꾸니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언덕을 뒹굴며

희미한 입술로

무엇을 속삭이니


죽었니 살았니


죽었니 살았니


떠도는 시간 아래 흩어진 운명

세 글자뿐인 답도 들을 수 없지만,


친구여; 땅거미는 날마다 내려앉고

친구여; 흙냄새는 여전히 배어 있어

함께 땀 흘리던 시절처럼.


살았다

기억 속에 살아 있구나


언젠가, 밥 한 번 같이 먹자 ‘개구리 반찬’

널 위한 편지를 써둘게 ‘죽었니, 살았니?’


숨 가쁘게 달리고 싶은 마음, 그게 전부였던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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