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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안그레이 Jun 12. 2024

그림자인생


모래 한번 밟지 않아 옥처럼 고운 발을 보았다.

나는 신을 신어도 흙이 그 안으로 들어오는 삶을 살았다.


그 고운 발을 매만지고 나서

내 흉측한 발목 아래를 숨겼다.

어여쁜 이를 마주할 때마다

초라한 나의 것은 숨졌다.


나는 전부 사라졌고

나는 그림자가 되었다.

남의 뒤를 따라다니며

검거나 조금 덜 검거나

그것만이 유일한 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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