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마음대로 할 거면서 자꾸 물어봅니다.
예전에 엄마께서 "저녁에 뭐 먹을래?"라고 물어보셔서 저는 "치킨"이라고 대답했는데
엄마는 "최근에 먹었잖아."라고 말하시면서 그냥 밥을 먹자고 하셨습니다.
아빠가 소원을 들어주다고 해서 "게임을 하고 싶다."라고 했는데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주말에 뭐 하고 싶냐고 물으셔서 홈플러스에 가자고 했는데 그냥 집에 있자고 했습니다.
미안하다 아들아. 치킨은 네가 너무 자주 시켜 먹자고 해서 못 사줬어... 너 다이어트하고 싶다며...
게임은 주말에만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게 우리 집 규칙이잖아. 엄마 아빠가 듣고 싶은 소원에 게임은 없단다.
홈플러스의 목적을 엄마아빠는 너무 잘 알아. 포켓몬스터 가오레 게임기에 네가 또 몇천 원을 휘리릭 날리는 모습을 더는 안 보고 싶어서였어.
그러고 보면 진짜 엄마아빠는 마음대로 할 거면서 자꾸 물어봤네.
앞으로는 묻지 않는 게 나은지 아니면 정말 들어줄 수 있는지 고민해 본 다음에 신중하게 물어볼게.
미안하다 아들아.
그리고 고맙다 아들아.
너의 속마음을 이렇게라도 표현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