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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Dec 14. 2022

상수도관 폭파했던 창업초기 회고



2017년 2월 창업했을 때 지인이 인테리어한 사무실을 임대했다가, 부실공사로 노출콘크리트 천장위의 상수도관이 2번 폭파했다.



2017년 창업 초기 꽤나 힘들었고, 하반기에 회사가 잠깐 휘청였을 때 초창기 멤버 중 대부분이 제살길을 찾아 떠났는데 설상가상으로, 12월 31일 ADT캡스에서 연락이 왔었다. 누전으로 보안장치가 꺼졌다고 했다.


회사에 가보니 이미 사무실 전체가 10cm 가량 물로 침수돼 있었고, 사무실의 집기, 컴퓨터 본체, 전선 등이 완전 침수되어 못쓰게 되었다.


119를 불러 소방대원이 4명이 왔었으나 타공을 해서 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장소가 마땅하지 않으니 빗자루로 쓸어서 화장실에 물을 버리라 했다. 


나 포함 3명의 직원이 한해 마지막날에 와서 3-4시간 발에 동상 걸린줄도 모르고 빗자루질을 해댔고, 1월 1일에도 두명이 나와 2-3시간 추가로 빗자루질을 했다.



그리고 지옥같은 기억을 안고 1월 2일 공유 오피스를 긴급하게 계약해 직원들을 그 곳으로 인도했다. 


컴퓨터는 살릴 수 있는 건 절반도 되지 않았고, 의욕도 상실해 모든 걸 포기하고 싶던 시절이었다. 


절망으로 '물벼락을 맞았으니 돈벼락 운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멘탈이 쉬 돌아오지 않았던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자라는 이유만으로 나도 정말 힘든데 꾹 참고 아닌척 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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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정말 개빡셌다..... 





<데이터로 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 내 책에서는 27페이지에 딱 한문장으로 끝나버린 내용이지만, 실제 말로 다 표현못할 만큼 고난의 시간이었는데, 페이스북 5년전 사진리스트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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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자본이 고갈되는 상황 속에서 인테리어가 잘못된 사무실을 임차해서 노출콘크리트 벽에 붙어있던 상수도관이 2번이나 터지는 바람에 사무실이 침수되기도 했다"  - 책 본문 중"




PS. 영상 속에 바지 걷어올리고 빗자루질을 하는게 나인데, 2-3년전에 봤을 때는 울컥했는데 지금은 조금은 초연해지네. 괴로웠던 감정은 시간이 지날 수록 무뎌지기 때문에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또 아닐까 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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