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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Dec 20. 2022

[마케터의 시선] EP.68 중국에 질렸다, 자본런!

중국을 떠나는 중국 부자들, 해외 자금도 빠져? 

중국 부자들의 탈출 시작됐다! 

[1] 차이나런(china-RUN)


지난 10월 16일에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중국의 공동부유와 쌍순환이 화두에 올라왔습니다.



(사진출처: 조선일보)  



공동부유는 소득격차를 줄여 모두가 잘 살자는데 주안점을 두는 내용이고, 쌍순환은 내수중심으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내용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의미입니다. 그러나 공동부유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산 축적의 매커니즘을 바로잡겠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규제를 강화하거나 각종 세금 신설을 통해 부자들의 부를 압박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중국 부자들이 중국에서 자금을 빼는 차이나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차이나런은 사람들이 은행에 맡겨둔 자금을 일시에 빼내는 뱅크런에서 유래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일례로 중국부자들이 싱가포르 내에 자산관리 전담회사인 패밀리 오피스 설립을 문의하는 건수가 증가했고, 실제 패밀리오피스는 2020년 말 400개에서 2021년 700개로 증가했습니다.  


투자이민 컨설팅업체인 핸리앤파트너스는 올해 중국에서 자금 반출 희망 고액 자산가를 1만 여명으로 추산했고, 이들의 자산규모는 480억 달러에 달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2] 엄격한 봉쇄와 시위  


(사진출처: 한국무역신문)  



중국의 부유층이 떠나려고 하는 것은 공동부유와 같은 경제 정책 외에도 중국 당국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제로 코로나 정책을 취하면서 지역내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할 경우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금하면서  완전히 봉쇄정책을 실시하는 등 통제 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에 위협을 받으면서 사람들이 떠나려고 하는 겁니다. 


실제 바이두 등 중국 포털에서 ‘이민’ 검색수가 수백 배 증가했고, 젊은 층 사이에서는 ‘윤학(룬쉐 潤學)’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윤의 중국어 발음이 Run과 비슷하며 이민을 가거나 중국을 탈출하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코로나 봉쇄가 격화되자 최근에는 각 지역에서 봉쇄에 대한 시위, 시진핑 퇴진 등의 정치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에 항의를 하기 위해 젊은층들이 거리에 나와 피켓 시위를 하는 건데요. 


흥미롭게도 ‘백지 피켓’ 시위입니다. 피켓에 아무런 내용도 기재돼 있지 않은 건데요. 이는 중국 정부가 언론 통제, 검열을 하며 피켓에 정치 발언 등이 있을 경우 공권력 투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백지로 의견을 내는 겁니다. 


이렇게 백지 시위를 하게 될 경우 중국 당국에서는 시위를 진압하거나 제재할 명분도 약해집니다. 중국 젊은층들은 이러한 점을 노려 시위를 하며 코로나 봉쇄 정책을 풀어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사진출처: 한겨례, 백지시위를 하는 중국 시민)  



[3] 자국민 출입을 통제하는 정부  


중국 당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 등으로 말미암아 중국인과 외국인들이 중국을 떠나는 모습이 심상치 않습니다. 


외국인의 경우 상해 거주민은 2010년 20만8천명에서 2020년 16만3천명으로 지난 10년동안 4만5천명 감소했고, 동기간 베이징 거주민은 10만7천명에서 6만3천명으로 4만4천명 감소했습니다. 


한편 중국인의 해외 이민과 탈출 러쉬를 막기 위해 중국 이민관리국은 지난 5월부터 중병치료, 원자재확보, 구호물품 운송 등 당국이 인정하는 사유에 한해서만 출국을 내주겠다고 발표 했습니다.  



중국을 탈출하는 글로벌 기업들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구글이 지난 10월 중국내 번역서비스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중국내 번역 서비스 사용자가 적다는게 이유였는데요. 사실 사용자가 5천만명이 넘기 때문에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중국을 떠나는 결심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구글은 이미 지난 2010년에 중국 당국이 언론검열, 통제 등으로 각종 검색어를 제한하는 등 규제가 심해지자 중국에 구글 서비스를 종료했다가 2017년 번역서비스 일부만 재개했습니다.  


발만 하나 살짝 담그면서 기회를 틈타 중국 재진출을 노리려고 했었죠. 


그러나 중국 당국의 IT 기업에 대한 제재와 통제가 심해지면서 구글이 사업을 하는데 녹록치 않은 상황에 왔다고 판단한 겁니다. 


지난 2019년 구글의 서버 하드웨어 생산기지 일부를 중국에서 대만, 말레이시아로 이전했었는데, 올해 구글은 픽셀 스마트폰 생산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6월에 중국 공식 철수를 선언하면서 15만개에 달하는 중국 본토 내의 숙박 리스트를 삭제했습니다.  


나이키는 중국내 앱 사용자 8백만명 이상이 되는 나이키 런 클럽,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앱 사용을 중단했습니다.


나이키 역시 경영상의 이유로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대외적인 공지사항이고 실제는 중국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실시한 개인정보보호법, 데이터보안법의 여파로 보입니다.


해당법은 개인이 동의하지 않고 개인정보 수집 사용을 할 경우 벌금을 최대 94억원(5천만 위안) 또는 수익의 최대 5%까지 물게 했습니다.  


나이키 입장에서는 이러한 법 제재가 대한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중국 전자책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해당 시장 내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중국 당국의 IT기업의 각종 압박, 규제로 인해 2023년 6월 철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케터의 시선

중국 상황에 대해 마케터의 시각에서 정리해보자면 저는 크게 4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1] 기업은 왜 떠나나? 



중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왜 철수할까요?  


이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국제 정세와 중국 내부의 각종 규제,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만을 찾고 소비하려는 국수주의 성향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3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봉쇄, 폐쇄 정책에 질린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미중갈등으로 인한 철수 문제는 정치적인 이유 외에도 경제적인 이유도 찾을 수 있습니다.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었습니다. 또한 외국 기업에 불리한 각종 정책들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민영기업을 국유화하려는 움직임도 꾸준히 보이고 있습니다.  


2019-2021년 사이에 중국 국영기업이 인수한 중국내 상장기업수는 110개에 달합니다. 


그리고 중국이 민영기업을 국유화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모습은 반 강제적으로 뺏는 것 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홀리텍이라는 액정디스플레이 납품업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지난 2018년 중국이 민간기업 대출을 규제하면서 자금이 경색되었고, 그 틈을 타 국영기업인 푸졘전자가 홀리텍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민영기업의 국유화 모습은 시진핑의 3연임으로 인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이유는 시진핑의 권력 강화로 국영기업강화, 민간기업통제라는 ‘국진민퇴(國進民退)’ 정책을 펼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 동아일보)  



여기에 더해 중국이 자유주의에서 더욱 멀어진다는 관점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중국기업인 알리바바조차 지난 2020년에 중국의 금융당국을 향해 ‘전당포 영업’이라 비판했다가 3조원 대의 반독점 위반 과징금을 부과받은바 있습니다. 그리고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7개월간 흔적없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20차 전당대회 때 리커창 총리 등 친시장파가 축출된 것 역시 통제적인 경제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강화하는 시그널로 보여집니다.



[2] 자본시장도 떠난다 



기업의 철수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돈의 흐름도 중국을 떠나는 모습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부터 10월까지 꾸준히 상해주식, 홍콩주식에 대해 순매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이 20차 전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확정한 직후 연속 5일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383억위안 (약 7조 3100억원)의 순유출이 일어났습니다. 


또한 시진핑 3연임 확정 하루동안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의 5대 기업인 알리바바, 핀둬둬, 장동닷컴, 넷이즈, 차이나텔레콤의 시가총액은 523억달러, 한화로 75조원이 증발했습니다.  


65개 중국 기업으로 이루어진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지수’는 시진핑 주석이 처음 집권했던 2013년 이후 9년만의 최저치인 4,468.54를 기록했죠. 시가총액으로 따져보면 106조원이 증발한 셈입니다. 



(사진출처: 동아일보) 



채권시장에서도 중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떠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채는 8월 2조 3300억 위안 (438조원)이었는데 9월 2조2900억 위안(430조원)으로 감소했습니다. 


국제금융협회는 중국의 투자자본의 유출 규모는 작년 1,290억 달러에서 올해 3천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3] 앞으로도 불투명한 미래 


기업과 자본이 빠져나가는 상황 속에 중국의 경기전망은 어떠할까요?  


중국은 한 때 바오빠(保八, GDP 8% 수성정책)를 펼치며 전세계의 엔진이라 할 만큼 그 성장세가 눈부셨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고민은 고령화와 경제 성장 둔화율입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 초반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5.5%를 크게 하회합니다. 


최근 중국의 주요 기관, 상징적인 통계에 대해 숨기거나 발표를 연기하는 모습이 발견됩니다.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11월 11일 전후로 펼쳐지는 광군제 행사는 매해 기록을 갱신하는 등 어마어마한 성과를 보여줬지만 올해에는 광군제의 성과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지난 9월에도 확인할 수 없는 이유로 무역수지 발표를 연기했고, 산업생산, 소매판매, 실업률과 같은 데이터 발표도 연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국가에서 발표하는 통계청 자료의 경우 국가 행사와 엄격히 분리되어 발표해야 합니다. 중국은 전당대회 기간이라 해당 데이터 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국가의 신뢰는 정확한 통계 발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정부와 통계청이 독립된 기관으로 분리되지 않으면 정부의 입맛대로 통계가 왜곡될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통계기관에 대해 엄격한 독립성을 보장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 통계청의 발표 연기 등은 그동안 중국 자본시장에 투자했던 많은 투자자들에게 의구심을 낳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중국의 정치, 경제 정책은 한국의 수출 의존도를 봤을 때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지속적으로 중국의 현황을 면밀히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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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IkWCWUVUF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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