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고양이에게 종이박스 알러지가 있다니..

by Vivian Eunyoung Lee




우리집 왕자님, 아니 고양이 테리는

여느 고양이들과 마찬가지로 숨숨집을 좋아하고, 스크래처를 즐겨 사용합니다.



테리는 4단으로 조립한 종이집에서도 우다다 하며 뛰어다니고

종이 스크래처에서 마음껏 박박 긁어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죠.


그런데 어릴적부터 테리가 이렇게 종이 재질의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었던 건 아닙니다.

테리가 처음 온 2017년 5월,

저는 이 아이를 위해 뭐든 다 사주고 싶었죠!




그래서 짧은 지식에 고양이들은 종이박스, 숨숨집을 좋아한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집에 다양한 고양이 놀이 공간을 (꽉꽉 소품을 채워서) 만들었죠.


생각해보면 참 저도 웃기는데, 중형견을 키워야겠다는 마음을 오랫동안 먹고

나는 고양이보다 강아지파야 라고 외치던게 무색하게도

테리와 아이컨택을 하고 이 아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열렬히 사랑에 빠진 겁니다.



뭐든 줘도 아깝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마음으로 뭐든 좋은 걸로 사먹이고 입혀야 한다


그런 팔불출 집사가 되어있던 거죠.


좌우간, 다른 고양이들처럼 테리는

뜀박질하면서 정말 생후 8주차에는 미친듯이 뛰어다녔죠.


그런데 어느날 가만히 쳐다보는데

눈 주변이 빨간 겁니다.



어려서 그런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왜 항상 잠을 못 잔 것처럼 눈 주변이 분홍빛일까?

라는 생각을 하던 어느날, 집에 택배가 왔고,

예상했듯이 "고양이" 테리는 택배 박스에 흥분해서 뜀박질을 해댔죠.




그런데 몇 시간이 흘렀을까요?

한쪽눈이 부어올랐던 겁니다!



사실 징그러운 사진도 있었지만, 그건 생략하고

보여드리면, 이렇게 아이가 눈을 잘 못 뜰 정도로 부었습니다.

정말 무서웠죠.





어디가 아픈 걸까?

아이를 즉시 이동장에 실어 병원으로 튀어갔습니다.

일단 엉덩이 주사 처방을 받고 안약도 받아왔죠.



그 때는 원인을 잘 몰랐지만, 설마 종이박스 때문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죠.

그런데 또 다른 택배박스에서 또 놀더니 다시 눈이 부었던 겁니다.




다시 병원에 가서 알게 된 사실이,

이 아이는 '택배박스'같은 종이재질에 알러지가 있던 겁니다....



아니 무슨 고양이가 박스 알러지라니...

기가찰 노릇이었죠.



그동안 테리를 위해 구비해두었던

종이 숨숨집, 종이 스크래처, 종이 놀이공간 모두가

이 아이에게는 치명적인 위험 덩어리었던 겁니다.




그 사실에 제대로 아이를 관찰하지 않았다는 죄책감과,

왜 빨리 발견못했을까 하는 마음이 교차하면서

집에와서 즉시 환경을 개선했죠.



이전에는 베란다에 나가서 놀게 하고,

베란다에 두었던 택배 박스 안에 들어가서 마음 껏 놀게했지만

알러지가 있다는 걸 알고 난 후 베란다 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그리고 종이로 만든 고양이 소품을 다 버리고,

패브릭, 원목으로 만든 소품으로 전체 변경을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증세가 나아지는 겁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슬펐어요.


아직 아기 고양이인데 인생에 큰 즐거움인 박스안에 숨는게,

알러지 때문에 누릴 수 없는 행복이라니....

그렇게 생후 1년이 넘기 전까지 테리는 종이와 철저히 분리된 채 살았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병원 의사선생님께서

박스 알러지가 성묘가 된 후에는 나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설마 하는 마음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테리가 태어난지 한 1년 반이 되었던 때였을까요?



아주아주 조심스럽게 택배 상자를 오픈할 때

베란다에 숨어서 오픈하지 않고,

마루에서 오픈을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박스 알러지가 일어나지 않았던 겁니다.

그 후 몇 차례 더 시도해봤더니



이 아이가 면역력이 올라가고 건강한 고양이가 되어서

극복을 해냈던 거죠!!!



그 때 얼마나 기뻤던지...

테리야! 너도 이제 박스 안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어......


다시 테리는 박스를 소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묘가 된 테리는

종이로 만든 4단 집을 다시 갖게 되었고,

2단짜리 보조 집도 생겼습니다.


혼자 집과 별장을 다 가진 부자 냥이 된겁니다. (부럽다 테리야..)





그리고 이제는 종이박스 안에서 정말 코를 골면서 잡니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테리야....






다음편은, 왕자님 테리가 즐겨하던 인형놀이세트를 이야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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