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교수의 육아협동 조합 x 나의 투자 포트폴리오
케인지언(Keynesian)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경기변동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육아협동조합’을 예로들었다.
미 의회 사무국에서 근무하는 젊은 부부들이 모여 ‘육아협동조합’을 만들었는데,
150쌍의 부부가 참여한 이 협동 조합에서는 제한된 수량의 ‘쿠폰’이라는 것을 발행했다.
이 쿠폰의 기능은 ‘내 아기를 다른 사람에게 30분 동안 맡길 수 있는 권리’를 의미했고,
초기 신규 가입 부부는 총 20장의 쿠폰을 받았다.
이 조합 안의 부부들은 다른 아기를 봐줄 때마다
1장씩의 쿠폰을 획득했으며,
이 쿠폰은 내 아기를 다른 부부에게 맡길 수 있는 권리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 시스템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유통량이 부족해지면서 점점 이 시스템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어느 부부가 ‘여름 휴가’를 길게 쓰기 위해
열심히 남의 아기를 봐주면서 ‘쿠폰’을축적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쿠폰의 발행량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부가 열심히 쿠폰을 비축하게 될 경우
다른 부부들의 보유 쿠폰량은 줄게 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다른 부부들이 저녁 약속이 잡히거나 휴가 때 사용하기 위해
가급적 저녁약속을 잡지 않고
남의 아기를 봐주려는 경우만 증가했던 것.
결국 이러한 문제는 자기 아기를 돌보려는 부부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사례를 통해
‘현실 경제에서 통화량의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유 만으로
유효 수요가 위축되어 불경기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대표적인 예로 ‘유동성 함정’을들 수 있다.
한마디로 은행에서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도 가계, 기업에서
현금을 움켜쥐고 내놓지 않게 되는 현상으로
돈이 함정에 빠진 것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은행에서 금리를 낮추면
돈을 대출하게 되고 이는 부동산 투자, 기업의 시설 투자 등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돈이 돌게 되고 시장은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 보지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미래에 대해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주머니를 꽁꽁 닫아 버리고
기업들은 현금 유보율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유동성 함정은 2008년 금융위기,서브프라임 이후 몇몇 국가들에게서 발견되었는데
이미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 이야기하는 장기 불황이
대표적인 사례라 볼 수 있겠다.
일본은 부동산 버블 이후 90년에 제로 금리를 고수했지만,
부동산 폭락, 기업의 연쇄부도, 금융기관의부실화 등 여러 복합적 이유로
장기 불황이 이어졌다.
신기하게도, 이러한 금융의 흐름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진 않은가?
먼 나라, 이웃나라를 생각할 필요 없이,
한국에서는, 서울에서는, 아니 나는 어떠한 소비를 하고 있으며
나는 내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는가?
부동산 투자, 내집 마련을 위해 나는 은행에서
'매력적인 낮은 금리'를 이용해 대출을 끼면서 집을 사려고 하는가?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낙관할 수 있는가?
한국의 기업들은 회사에 쌓아둔 현금 유보율을 낮춰가며 열심히 투자하고 있는가?
한국의 자본시장에서 현재 투자자들은 회사채를 열심히 사고 있는가?
생각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