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공동구매를 시작하다
(출처: 캔바)
토스가 공동구매 서비스를 하면서 커머스 몸집 불리기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토스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라면 공동구매 서비스가 지난 3월부터 선보였던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아예 토스의 공동구매파트너 시스템인 ‘셀러 어드민’을 론칭해서 판매자들이 알아서 공동구매 채널에 제품을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게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했죠.
원래 공동구매 담당자가 입점 신청을 통해 프로세스가 진행되었지만 사람들의 문의가 늘어나면서 전용 시스템이 론칭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출시되면서 공동구매가 잘된다는 입소문이 났는지 입점 판매자구사 5배나 늘었다고 합니다.
(출처: 토스 홈페이지)
사실 판매자 입장에서 재고를 털기 위해 공동구매 같은 서비스가 요구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시즌 제품이라든지 유통기한에 압박이 있다든지 혹은 새로운 버전의 제품을 준비하고 있을 때 기존 재고는 약간 버거운 짐 같은 존재이거든요.
혹은 이미 너무 잘 팔려서 한번에 매출을 더욱 촉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시적으로 큰 폭 할인을 통해 매출을 뽑아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블랙프라이데이’나 ‘창고대개방’ 과 같은 프로모션을 통해서 말이죠.
토스는 공동구매 서비스와 더불어 커머스 관련된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라이브 쇼핑 서비스를 시작했고요. 라방 시청을 하면 포인트를 받는다든지, 일정 시간 이상 해당 페이지 스크롤을 넘겨가면서 진열 상품을 보면 리워드를 받기도 합니다.
브랜드콘이라는 서비스를 오픈해 이 메뉴에서는 상품권,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마치 카카오 선물하기의 기능처럼 말이죠.
그리고 판매자들을 위해 토스 앱 내에서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토스에 광고하기’ 서비스도 개시되었죠. 토스에서는 지금 커머스 관련 각종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고, 그 가운데의 중심은 ‘토스페이’가 있습니다.
사실 토스페이의 경우 플랫폼 영향력은 대단하지만 여전히 입점 업체수가 많지 않다보니 네이버, 카카오에 밀리고 있습니다. 커머스에 있어서는 다른 플랫폼에 비해 청소년 정도라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참고로 토스페이는 판매자 입장에서 등급에 따라 결제의 1.6%-3%까지 부과되며 네이버페이는 상품 구별 없이 2% 수수료를 냅니다.
그래서 토스페이는 영역을 확장하고 싶고, 간편결제 사용량을 더욱 늘리고 싶습니다.
그 결과 토스페이는 내부에 커머스를 가져다 두자 라는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동구매를 하거나 커머스 관련 모든 행동을 할 때 토스페이를 쓰고, 사용자들이 해당 화면들을 볼 수 있게 ‘50초 머물면 얼마 준다’ 식으로 리테션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처: 토스페이 앱, 50초 이상 체류해야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화면)
매일 사람을 모으는 이유
실제 토스에 들어가면 매일 방문을 유도하려는 각종 장치, 함정 들이 숨어 있습니다.
매일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존재해 해당 탭을 열어보면 쿠팡 라이브 룰렛 돌리기, 이번주 미션, 오늘의 행운복권, 라이브쇼핑, 행운퀴즈, 공동구매 구경하고 리워드 받기 등 각종 리워드를 쌓을 수 있는 공간들이 넘쳐납니다.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토스가 트래픽(DAU, MAU)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자를 돈으로 산다라는 의견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리워드를 쌓고 일정 이상 금액이 모일 경우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 판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가 윈윈인 게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
매일 지급하는 리워드는 수년간 OK캐시백에서 주력으로 했던 앱내 비즈니스 모델과 굉장히 유사해 보입니다. OK 캐시백 역시 이러한 리워드 지급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광고주를 모객했고, 실제 소비자들은 리워드를 쌓는 재미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OK캐시백의 경우 포인트가 쌓였을 때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점포가 워낙 많기 때문에 효과적인 O2O 전략으로 보여집니다.
(출처: 토스페이 앱)
토스는 그래서 OK캐시백과 같은 서비스를 차용했나 봅니다. 앱내에 특정 페이지에 들어가면 ‘몇 초를 봐야 한다 ‘와 같이 스크롤을 내리면서 진열 제품을 특정 시간 이상 보게하며 리워드를 제공하면서 리텐션을 올리게끔 유도도 하고요. 게임도 만들어서 FUN요소를 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토스에서는 “상품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커머스 영역으로 나아가려는 목적인 토스페이 사용량을 늘리고 업계에서 간편결제 점유율을 높이려는 목적은 분명해 보입니다. 또한 다양한 커머스 영역에서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면 소비자의 락인 효과도 발생하고 자연스럽게 간편결제 가입자수도 늘어날 테니까요.
이들에게의 무기는 월간활성이용자(MAU)입니다. 카카오페이 MAU는 2400만명대, 네이버페이는 1600만명대이며 토스는 1500만명 대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렇게 많은 활성사용자를 이용해 뭐든 해내야 합니다. 그래서 뭐든 하기 위해 이들은 SSG페이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토스는 IPO의 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토스의 실적과 IPO
(출처: 캔바)
토스는 그동안 어마어마한 회사 가치를 인정받고 상당한 금액의 투자를 유치해 왔습니다.
작년 토스는 5,300억원 규모의 시리즈G 투자를 유치했는데 인정받은 회사의 가치가 무려 9조원이나 됩니다. 알토스벤처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페블즈자산운용, KDB산업은행 등 수많은 투자자들이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했고 덕분에 토스는 슈퍼앱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토스의 기업가치는 전성기 10조원에 육박하다가 6조원 대로 저평가 된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실적과 먹거리에 대한 시장의 이야기 때문입니다.
토스 매출을 살펴보면 종속회사 토스페이먼츠 매출이 전체 매출의 58%를 차지합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토스의 매출은 6,892억원이고, 이 중 토스페이먼츠가 3,968억원의 매출을 냈습니다. 토스 증권이 그 다음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데 9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손익계산서 하단까지 가 보면 걱정포인트들이 있기는 합니다. 상반기 연결기준 토스의 매출은 작년 상반기(5,309억원) 대비 30% 증가했지만, 동기간 영업손실도 1,173억원에서 1,231억원으로 5% 정도 증가했습니다.
별도 재무제표로 보게 될 경우에는 매출이 1,568억원에서 1,851억원으로 18% 증가했지만, 영업 손실 역시 434억원에서 515억원으로 19% 증가했습니다. 매출과 손실이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스는 저평가된 회사 밸류에이션을 다시 올릴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들 중 가장 빠르게 올릴 수 있는 수단이 ‘커머스’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활성사용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커머스 사업, 광고 사업을 할 경우 모객이 되어 있는 고객들에게 상품 진열-> 전환의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플랫폼에서 고객을 유입하는 과정이 생략되니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토스에게 커머스 사업은 매출과 순익을 개선해줄 굉장히 중요한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 토스페이에서 벌어주는 이익이 유의미하게 성장해야만 토스도 숨통이 트일 것이고 이들이 대주주로 있는 토스 뱅크도 숨통이 트일 수 있습니다.
토스뱅크는 인터넷 은행이으로서 자기자본비율(BIS)를 어느 수준까지는 유지를 해줘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대출 영업을 할 수 있고,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비즈니스 구조는 예대마진을 통한 이익 확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자기자본비율은 32.06%이며, 케이뱅크는 13.54%인데 현재 토스뱅크의 BIS는 11.69%입니다.
결론적으로 봤을 때 현재의 토스의 상황은 IPO의 길로 가야 하고, 더 많은 자금을 가지고 플레이해야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와 더불어 현재 깎여있는 회사 가치도 올려야 하는 숙제도 있고요.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선에서 정리해보면, 저는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들의 분류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국내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되어 있는 기업은 대략 23개사입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딥테크로 분류된 유니콘 기업은 아이지에이웍스, 메가존클라우드, NHN클라우드, 파두 정도에 불과합니다. 기술기반의 뛰어난 빅테크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에 올라오면 좋겠지만 실제 유니콘이라는 정의 자체가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기업이 1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가장 빨리 올라설 수 있는 업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 안에 커머스가 분명 있을 겁니다.
그래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전자상거래에 기반한 서비스들을 론칭했고, 유니콘 기업에 올라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커머스 영역은 지나치게 경쟁이 과열되어 있습니다.
마켓컬리, 쿠팡과 같은 몸집이 큰 기업은 새벽배송에 격전지가 되었고,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과 같은 명품커머스 플랫폼은 제살깎아먹기를 해야할 정도로 광고 마케팅을 치열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혹은 무신사 와 같은 패션플랫폼의 경쟁도 유사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물물교환도 이루어지고, 구매와 판매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커머스가 형성되기는 하지만 토스와 같은 국내의 대표적인 슈퍼앱이 좋은 방향을 찾아 업계를 선도했으면 하는 바람 역시 있습니다.
(출처: 캔바)
전세계에서는 AI 열풍으로 난리입니다. 샘 앨트먼이 오픈AI에서 잘렸다가 MS에 갔다가 다시 복귀되는 등의 해프닝도 들려오고 전세계에서 미래의 기술을 준비하기 위해 딥테크 시장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과거의 IT 강국이었다는 이야기 처럼) 딥테크 기업들이 실력을 발휘하면서 산업을 선도하는 모습도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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