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마운자로가 바꾼 비만 전쟁의 질서

by Vivian Eunyoung Lee
약이 운동을 대체하기 시작한 시대

요즘 미국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다이어트와 운동의 풍경이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거나 식단을 바꾸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었거든요. 하지만 작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온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비만치료제가 당연했던 그 ‘선택’의 시장에 쑥 들어와 버렸습니다.


온라인 경험, 후기를 보면 아침마다 러닝화를 신고 길로 나서는 대신, 병원에서 주사 한번 맞고 체중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SNS에 운동인증 사진 만큼이나 위고비 후기, 마운자로를 먹어봤더니. 등 비만약 복용 후기가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체중관리의 중심이 행동 Only에서 약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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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이 변화의 중심에는 GLP-1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하여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비만치료제 하면 ‘위고비’가 거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위고비를 밀어내고 ‘마운자로’라는 약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약인데 현재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변화가 운동 산업, 식품 시장, 건강 소비 패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GLP-1와 GIP


사실 작년에 경제 방송을 듣기 전에 GLP-1이나 GIP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접하기에 대단히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위고비를 떠올리면 GLP-1이라는 단어를 쉽게 연상을 하게 되죠. 위고비가 GLP-1에 작용을 하고 마운자로가 GLP-1와 GIP에 작용을 하면서 365일 다이어트, 운동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꽤 익숙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GLP-1의 경우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체내에서 GLP-1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인데요. 이 호르몬의 역할은 뇌에 “이제 배가 불러요” 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죠. 그럼 뇌는 아 그만 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해 식욕을 줄여주고, 위의 움직임을 늦춰 포만감을 더 오래 유지하게 해줍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혈당이 갑자기 치솟는 것도 막아주는 겁니다. GLP-1는 천천히 먹고 배부르게 느끼는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신호체계라 할 수 있어요. 위고비가 바로 이 성분 때문에 약을 처방받은 사람들은 포만감이 있다. 배가 덜 고프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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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TV)



GIP의 경우 대사를 도와서 지방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호르몬인데요. 이 호르몬은 음식에서 얻은 에너지를 몸이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돕고 지방 대사에 관여해 체중 관리에 영향을 주는 겁니다. 그래서 GLP-1이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주는 역할이라면 GIP는 몸이 에너지를 관리하는 방식 자체를 다듬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위고비와 달리 마운자로는 GLP-1, GIP 모두 자극을 하기 때문에 위고비보다 더 감량 효과가 크다고 알려지면서 미국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가 되면서 시장 판도를 바꾸게 된 겁니다.




비만약 시장, 앞으로도 성장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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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캔바)



비만약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글로벌 비만약 시장 규모는 2025년 259억 달러에서 2032년에는 약 82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배경에는 일단 구조적인 변화가 기여했다고 볼 수 있어요.

기존에 ‘비만’에 대한 생각과 약의 효능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예전에는 ‘비만’이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생각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연구가 쌓이면서 비만을 일으키는 데에 유전, 호르몬, 환경,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고요. 의료계에서는 자연스럽게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정의하면서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닌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보게 된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는다에서 치료제를 먹는다는 생각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약이 등장하면서 기존과 비교할 수 없는 체중 감소 효과에 대한 소비자 경험이 쌓이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과거 비만약의 경우 고카페인을 때려 넣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요. 그래서 효과가 실제 적은데 부작용이 높은 경우도 종종 있었죠. 그러나 GLP-1 계열의 치료제의 경우 10-20% 이상의 체중 감소가 가능하고 일부 환자의 경우 수술한 정도의 감량 효과를 보이고 있어요.

실제 미국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약 12%가 GLP-1 약물을 사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경험을 해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재구매 의향이 높고, 실제 체중이 줄어드는 경험을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다보니 새로운 수요가 촉발된 거죠.


그리고 초반에는 ‘위고비’가 대세 중의 대세였는데 미국에서는 마운자로가 맹추격하여 단기간 비만약 시장의 1위를 하게 됩니다. 이 이유는 사실 마케팅 활동을 잘했다기 보다는 소비자 경험에서 의학적, 구조적, 시장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과라 볼 수 있어요.


연구 결과를 보면 마운자로는 최대 22% 이상 체중 감소를 보여준다면 위고비는 약 15%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래서 소비자가 살이 더 잘 빠지는 약을 선택하는 건 자연스러운 결론이라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마운자로는 GLP-1, GIP 모두 작용하기 때문에 경쟁적 차별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제약사들은 비만약에 대해 생산 라인을 확대하거나 보험 적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면서 일부 시장에서 비만약 가격이 싸게 공급했고, 시장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죠. 수 개월전 뉴스를 보니 국내에서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가 들어온다고 하면서 위고비의 전체 가격이 하향 조정 되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당뇨, 비만으로 치료제로서 위고비를 맞는 지인이 있는데요. 지인이 기존에 한달치 위고비 처방을 받았을 때 60만원을 냈다면 지금은 50만원 정도를 낸다고 합니다. 다행히 지인은 당장 입원 수준의 높은 당뇨 수치도 빠르게 개선되면서 동시에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고 있어 만족해 하더라고요.



비만약이 가져온 소비 행동의 변화


그런데요.


이렇게 위고비, 마운자로가 등장하면서 살이 빠졌다! 라는 개인의 변화에서 끝나지 않고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운동, 스포츠 산업에서부터 식품 산업까지 직간접적인 여파가 미치고 있어요.

우선 운동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그런 생각을 하는거죠.


“약만 맞아도 체중이 줄어드는데 굳이 운동까지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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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캔바)



이러한 인식이 실제 시장 데이터를 통해 관찰되고 있는데요.


식습관의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GLP-1 계열 약물은 식욕 자체를 줄이거든요.


제 지인에게 물어보니, 예전에는 항상 배고팠는데 지금은 포만감이 있어서 먹는 양이 절반 정도 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얼마전에 한국바이오협회에서 나온 <비만 치료제 열풍, 경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글을 읽은적이 있었는데요. 거기에 2024년 코넬대학교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내용에 따르면 GLP-1 사용자가 한명 이상인 가구는 약물 시작 후 6개월 이내에 식료품 구매 지출이 5.3% 줄었다고 해요. 그리고 2025년 8월의 업데이트 정보를 보면, 6-12개월 동안 비만치료제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이 차츰 쿠키, 베이커리류와 같은 가공 식품 지출 속도를 줄이는 한편, 약물을 중단한 사람들은 다시 복용 전 지출 수준으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였다고 하네요. 이러한 양상은 일용 소비재, 식음료, 공산품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실제 소비 패턴에 있어서도 스낵, 패스트푸드의 구매 감소, 단백질 식품 신선식품 구매 증가 등 여러 식품 구매 데이터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기존의 운동, 스포츠 산업 식품 산업에 있어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비만약으로 인한 운동 처방의 변화도 보이고 있다고 해요. 초반에 위고비를 맞았던 사람들이 살이 빠지면서 근육량도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근손실을 막기 위한 맞춤 운동의 필요성도 함께 생겨난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비만약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요?


우선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진화하기 위한 제약사의 연구가 한창이라 조만간 경구형 비만약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복용 장벽이 훨씬 낮아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요를 이끌수도 있죠. 그리고 투여 간격도 장기화가 된다고 해요. 지금은 주 1회 맞는다면 앞으로는 월 1회 정도 맞을 수 있도록 한번 주사를 투여했을 때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도록 바뀐다는 겁니다.


그리고 마운자로와 같이 GLP-1, GIP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다중 기전 약물이 더 많이 개발이 되면서 효과는 더 강해지고 부작용은 줄어드는 연구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제약사들이 보험 적용 세일즈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적 치료제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정리를 해보자면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비만약은 단순히 헬스케어 시장의 변화가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 측면에서 접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365일 다이어트를 하고, 매일 체중계에 올라서서 어제보다 500그램 쪘으니까 오늘은 조금 적게 먹어야지. 매일 식단에 신경을 쓰는데요. 대중적 치료제가 된다면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올라서서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하면서 오늘은 적게 먹자, 오늘은 넉넉하게 먹자와 같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벗어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확실하다면 Why not?!이라는 생각을 당연히 할 것 같네요


그리고 앞으로 비만약은 기존의 운동, 웰니스 산업에 있어 전략적 재편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근손실 방지 운동 프로그램에서부터 약 복용자 전용 PT 프로그램, 약과 운동 식단이 통합된 멤버십 프로그램 등 새로운 형태의 운동 산업의 전략들이 세워질 거고요. 식품 업체들도 고영양 저칼로리 식품, 건강식 밀키트, 포만간 유지 간편식 등 대중적인 비만약 복용자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올 겁니다.

그리고 부작용을 체크하거나 운동 루틴, 대사 지표의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헬스 테크 기업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거에요.


비만약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소비, 건강, 라이프 스타일을 재편하는 메가 트렌드로서 위고비, 마운자로의 등장과 시장을 휩쓸고 있는 사실은 변화의 상징적인 사건이며, 산업과 소비자 사이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쓰고 있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만드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우리는 어떠한 중심을 잡고 의사결정을 하는게 현명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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