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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Apr 26. 2022

[마케터의 시선] EP.01 무신사 VS 크림

무신사와 크림의 짝퉁 논란 

무신사와 크림의 짝퉁 대전 요약 


2022년 1월 18일 무신사와 크림의 본격적인 짝퉁 논쟁은 5만원 안팎의 한 장의 티셔츠에서 시작됐습니다.  

무신사에서 구매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티셔츠(USD 48달러)가 네이버 크림에 올라옵니다.  


크림은 한정판 리셀 플랫폼으로 중고거래 중에서도 한정판 스니커즈, 한정판 명품이 주로 거래되는 플랫폼인데, 한 이용자는 무신사에서 에센셜 티셔츠를 구입한 뒤 크림에서 되팔기 위해 제품을 올렸던 것이죠. 


그런데 크림에서는 이번에 올라온 2020 S/S 에센셜 티셔츠에 대해 "우리 알고리즘을 적용해보니 가품이다" 라고 판정을 내립니다. 


그러자,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나게 되죠.  


"무신사에서 판 명품 티셔츠가 짝퉁이라고?"


     (이미지 출처: 중소기업뉴스)


무신사에서는 크림이 '가품'이라 판정한 것에 대해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크림을 상대로 법정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주장을 하게 됩니다. 


무신사 측에서는 한국 명품감정원에 감정을 의뢰했고, 감정원에서는 "감정을 진행한 일부 상품에서 개체 차이가 발견되나, 해당 개체 차이가 정가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부족하다" 라면서 감정 불가라는 답을 줬습니다.  


크림은 중국계 검수 플랫폼 NICE와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의 운영사인 '소다'에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반박했죠. 또한 크림이 자체 개발한 정품판정 알고리즘을 적용해 티셔츠에 대해 판별을 한 내용을 공개합니다.  


"에센셜 티셔츠는 발매 시즌별 내부 봉제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동일 시즌내 제품일 경우 봉제 형태가 같다"라고 하면서 2020 S/S 생산 제품일 경우 브랜드택, 라벨폰트, 봉제 방식 등 10개 내외의 가품 판정 기준이 동일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실제 크림은 2020 S/S 에센셜 티셔츠에 대해 이미 3천건 넘은 검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근거해 볼 때 이번 제품은 가품이 맞다! 라고 주장한 겁니다. 


1월 18일부터 두달 내내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 끝에, 지난 4월 1일 피어오브갓 본사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가품이 맞다" 라고 판정을 내면서 사건은 일단락 됩니다.  


그런데 이게 왜 이슈일까요?  



                      (이미지 출처: 뉴스 토마토) 


각각 뭐 하는 회사죠? 


일단 이번 논쟁에 대해 알기 전에 무신사, 크림은 각각 뭘 하는 회사인지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무신사는 과거 프리챌 시절부터 있었던 커뮤니티였습니다. 2001년 고3이었던 조만호 무신사 전 대표가 프리챌에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시작했는데요. 그 후 잡지, 쇼핑몰에까지 이어지게 된 겁니다.  


조 대표는 신발 사진 외에도 스트리트 패션, 패피 사진을 촬영해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무신사 닷컴을 만들게 되었고 여기에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해 팬층을 끌어 모으게 되었습니다.  


패션 전문 에디터, 포토그래퍼를 영입해 신생 브랜드를 홍보하고 브랜드 룩북 제작을 하면서 이용자를 끌어 모았고, 2009년이 되어서야 지금의 커머스 플랫폼인 무신사 스토어를 론칭하게 됩니다. 


무신사 스토어 론칭 초기에는 돈이 없어서 제품을 대량 사입해 판매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브랜드사 입점 영업을 하게 됩니다. 입점해주면 화보촬영, 룩북을 맡겠다고 하여 초기 100여개 업체가 모여 시작하게 된 것이죠. 현재는 무려 6,200개 업체가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해 있습니다. 


무신사는 스토어 론칭한 이후에는 자체 PB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도 론칭해 꾸준한 판매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렇게 성장해 무신사는 2021년 거래액이 무려 2조 3천억원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 90%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1% 증가한 4,66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9% 증가한 542억원을 기록합니다.  


이 수치는 국내 패션 플랫폼의 1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무신사 스토어의 회원수는 작년말 기준 1천만명을 돌파하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의 위염을 토하게 되죠.  


무신사는 빠르게 사세를 확장해 나가면서 29CM, 스타일쉐어도 인수합니다.  



                (이미지 출처: 아이뉴스24) 



한편, 크림은 어떤 회사일까요?  


크림은 한정판 리셀 플랫폼으로 중고거래 중에서도 한정판 스니커즈, 명품이 주로 거래되는 플랫폼입니다.  

네이버 사내 벤처에서 출발해서 '크림' 혹은 '네이버 크림'이라고 부르고 있구요. 


지난 2020년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누적 거래액 8천억을 돌파했습니다.  

거래액으로 따지면 국내 플랫폼에서 무신사, 지그재그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죠.


크림이 성장하게 된 이유는 국내 명품시장의 성장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명품 판매가 많이 되면 그만큼 중고거래도 활발해질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1년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5% 성장을 보였죠. 



이번에 이슈가 된 에센셜 티셔츠는, 피어오브갓의 새컨 브랜드로 20-30 MZ세대들이 좋아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브랜드인데, 에센셜티셔츠의 특징은 '에센셜'이라는 영문 텍스트가 크게 박힌 로고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큼직한 글씨가 쓰여져 있다는 것은 MZ 세대들에게 있어 이 제품을 착용할 때 가품이면 안된다는 거죠.  


이번 논란의 경우도 바로 로고가 박혀있는 이 에센셜티셔츠가 가품이었다는데 있습니다.  




한 장의 티셔츠에서 출발했지만 거대한 1위, 3위 두 플랫폼의 전쟁으로 확산이 되었다는 것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구요.


결국은 이번 전쟁에서는 무신사가 팔았던 제품이 '가품'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논쟁이 끝이 납니다 



무신사의 대응은?  



무신사는 이번 사건이 종료된 이후 공식 사과를 하게 됩니다. 


보통 언론플레이(PR)의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가 발생할 때 대응하는 순서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사과] - [대응] -[ 후속조치] 


이러한 구조로 언론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요. 

무신사 역시 동일한 흐름으로 대응책을 내놓았습니다. 


우선 공식 사과를 한 후 논란이 되었던 에센셜 티셔츠 판매는 전면 중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으로 지난 4월 5일에는 "온라인 공급 계약을 맺는 글로벌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검수절차를 강화하겠다" 고 밝힙니다. 


실제 이번 사건의 문제는 '유통사'와의 거래로 인해 제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가품이 들어왔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사와 직접 계약관계를 맺게 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무신사는 최근 30여개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 온라인 판매 계약을 체결하게 되구요. 


3단계 검수 과정을 좀더 고도화 하겠다고 밝힙니다. 이 검수과정이란 (1)거래업체의 신용도와 평판을 확인하고 (2) 수입 관련 서류를 확인한다 (3) 명품 감정원을 통한 샘플 검수를 한다 라는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전문 검수 인력을 투입해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후속절차를 체계화해서, 만약 가품이 발생할 경우 해당 부티크에 소명하고 위약금, 패널티를 부과해 제재를 가하며, 고객에게는 보상정책을 실시하겠다 라고 밝힙니다. 


(이미지 출처: 무신사)



마케터의 시선 




이번 이슈에 대해 마케터의 시각은 어떨까요?  


저는 이번 이슈는 <브랜드의 신뢰>의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합니다. 


기업의 브랜딩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신뢰'입니다.  

이번 이슈는 플랫폼의 명품 판매 분야에 있어서 신뢰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케이스입니다. 

명품 사업에 있어서 '가품'은 이 사업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이거든요. 


그래서 무신사, 크림의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무엇보다도 예의주시하던 곳들이 다름 아닌 병행수입, 오픈마켓 방식의 명품 커머스 플랫폼들입니다.  이들에게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거죠


실제 무신사, 크림 논란이 있을 때 명품 커머스 업체들은 발빠르게 대응책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발란의 경우 사전 검수 강화를 위해 최근 명품 감정 기업의 인수와 더불어, NFT (대체불가토큰)을 이용한

디지털 보증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NFT도입을 할 경우 유통 구조가 공개되기 때문에 구매 과정에서 안심할 수 있다는 논리죠  


한편 트렌비의 경우 작년부터 명품 감정사를 자체적으로 키우고 있는데, 명품감정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면서 현재 40명의 인력을 올해 안헤 100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명품 사업에 있어 '가품'이 나온다는 것 자체는 위기 그 자체입니다.  

소비자가 이번 무신사의 에센셜 티셔츠 한장의 사건이 종료되었다고 의심을 멈출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무신사에서 그동안 샀던, 수개월 전에 샀던 A 브랜드의 제품은 과연 진짜일깔? 


이런 의심의 씨앗이 소비자들에게 생겨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러한 의심은 무신사에서 시작돼 전체 명품 커머스 플랫폼으로 이어져 나가겠죠.


그러한 점에 있어서 '신뢰'라는 건 정말 쌓기는 어려운데 무너지는 데에는 한 순간이라는 것.

이 말은 곧 온라인 명품 사업 자체가 아직 안정화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무신사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그들 입장에서는 의도적으로 가품 판매를 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브랜드사와 다이렉트 거래를 하지 않고 유통사가 중간에 끼어있다보니 유통 과정이 트래킹이 완벽하게 안되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리스크였죠 


그러나 기업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되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이 리스크 관리 부분입니다.  

빠른 성장 뒤에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가품 논쟁을 통해 무신사가 쇄신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무신사를 시작으로 기존의 명품 커머스 플랫폼에 대해 

좀더 안경을 끼고 자세히 살펴보려고 할 것입니다. 


이제 이 업체들도 성장, 리스크 관리 두 가지 모두 해결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구요.  


#무신사 #크림 #짝퉁 #마케돈 #마케터의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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