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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야 Feb 06. 2023

내 성벽은 여리고

네 번째 시

나는 한 번도

당신을 향해

벽돌 하나 쌓질 못 합니다


나는 앉은 채로

당신이 차곡 차곡

벽돌 하나 하나

쌓는 것을 바라봅니다


하늘 끝까지 성벽

당신 목소리가

들릴 듯 말 듯


벽돌 사이로 보였던

당신의 눈동자가

서러워서,

서러워서


이제서야

나도

벽돌 하나 들어

쌓았습니다


내 성벽은 여리고


당신이 조그맣게

고함 한 번만 외치면

산산조각내고 뛰쳐나갈


당신의 성은 침묵.


매일 토해내는

나의 비명에도

홀로 고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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