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몽
거기에서
그 길 아래로 그녀가 걸었다.
폭죽처럼 털린 은행알들을 총총 피하며
그녀가 그 길을 걸었다.
옹기종기 사이사이 쌍쌍 홀로 나홀로
가을은 거리에서 알알이 울고
후두둑 후두둑 밤낮 가리지 않고 바람에 나무는 울고
다 운 뒤에는 아이 잃은 그녀를 불러내
노란은행잎 위를 달리게 했다.
당신의 가슴에 당신의 스마트폰 프로필에
노란 리본처럼 은행잎은 접혔고
아득아득하게 은행알은 터지고 터져서
그녀는 되돌아 온 길을 달려갔다.
루시몽 정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