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트박스 : 조남주_사하맨션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이 디스토피아일지도

by 김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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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내가 살던 동네는 OO 빌라, △△맨션 등 이름을 뽐내는 건물이 많았다. 화려한 이름속 평범한 사람들이사는 곳, 맨션은 나에게 그런 의미다. 내리쬐는 햇볕 속 좁은 길가에서 아이들이 술래잡기를 하던.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한 집에 모여 풍성한 이야기가 펼쳐지던 그곳은 어린 나에게 따뜻하고 묘하게 안정감 있었다.


'사하맨션'은 내가 생각한 맨션과 결이 달랐다. 타운이라 불리는 곳은 하나의 나라였다. 7명의 총리단이 타운을 거느리며 타운 주민들은 살아간다. 언뜻 일반 국가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타운에는 철저한 계급이 존재했다. 주민 자격이 적합한 사람들은 주민 혹은 L로 불린다. 그 밑은 계약직과 비슷한 체류 기간이 존재하는 L2, L2도 안 되는 '사하', 그들은 마땅한 이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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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는 사하맨션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표 인물 '진경'은 맨션에 남동생과 함께 온 인물이다. 이곳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거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물론 자격을 심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살 수 있는지 살피기 위한 절차였다. 사하맨션 거주민은 각자의 사연이 있다. 사하라는 그런 곳이였다. 평범한 사람들이 살지만 타운 시선은 그렇지 않은 곳이다.


타운 주민들은 타운 내 회사에 다니거나 주요 고위직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사하'와 L2는 직업에 제한을 갖고 그저 뻣뻣하게 살아간다. 타운 내 사회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그들과는 어딘가 결계가 쳐진듯한 느낌이다. 주민들이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변두리에서 그들을 돕는다는 표현이 더욱 맞을 것이다.


'특별법'이란 명목 아래 사람들을 제재하며, 텔레비전과 라디오 채널은 단일화됐다. 표현의 자유는 제한되고 신문사가 통폐합됐다. 사하 맨션을 읽으면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펼치는데 나는 그곳에서 현실과 비슷한 장면들이 겹쳐 보였다. 非 가시적 언론 제재, 불러선 안 되는 노래, 읽을 수 없는 책등 우리가 겪었던 어느 세대와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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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그것을 "이상한 일인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상식적인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의 상식을 의심해야 했다."라고 표현한다. 맞다. 뻔뻔하게 일어나면 사람들도 혼란스러워한다. 이에 대해 불편, 불만을 제기하면 제기한 쪽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시스템을 겪어봤다.


책의 첫 장은 도경과 관련한 한 여성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도경은 책 초반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며 그가 죽였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책의 중간 부분에 설명된다. 진경은 여러 사건과 함께 도경과 진경이 소중히 여기는 '우미'라는 인물을 되찾기 위해 타운에 반기를 들기로 결정했고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이 세계가 어떻게 끝나는지는 책의 마지막 장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마지막 장을 몇 번 곱씹어 보았다. 사하맨션 속 사람들의 사연과 함께 진경이 겪은 이야기들을 통합해보면 이 세계가 그들에게 얼마나 쌀쌀 맞은지 알 수 있었다.


잠깐의 스포를 하자면, 타운을 조종하는 7명의 총리, 그들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지 추측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그것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꼭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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