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레이서

차 안에 한국인

by 밴쿠버이작가
한국 가면 뭐가 제일 좋아요?



3.5년. 삼 년 반만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이보다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나 를 뛰어넘은 새것 위에 새것이 뒤덮인 한국이었다. 실내는 끝과 끝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인천공항. 자동문이 여기보다 많을까, 바닥이며 벽이며 번쩍거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런게 어색하지 않아도 될 난 한국인이다. 캐나다 시민권을 받은진 4년 정도가 되었지만 나의 모습 말투 생각은 반 한국인이다. 초6 때부터 뉴질랜드 영국 그리고 캐나다 까지 인생의 3/4를 해외거주자로 살고 있지만 인천공항은 너무 어색해 여기서만큼은 이방인 같았다.


모두가 자신 있게 걸어가는 발걸음 뒤에서 우리 가족은 어리둥절 예약한 벤이 어딨나 한다. 미어캣처럼 고개를 쭉 내밀곤 찾다 보니 저기 저기 저 끝에 연예인들만 타는 벤 한대가 우리에게 손을 흔든다. 짐은 순식간에 실어져 우린 나의 친정집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을 빠져나오는 다리를 한참 지나 서울 강남을 지나 강동구로 향하던 중 문득 캐나다와 다른점을 발견했다.


차 안 마다 한국 사람들이 들어있네..?




뻔한 이야기 하지만 나에겐 뻔하지 않은 이야기.


얼마 전 동네 공원 트랙을 남편과 둘이 러닝하러 나가는 길이였다. 난 꽤나 산위에 살고 있어 걸어서 공원까지 내려가려면 40분 이상은 걸린다. 그 말은 운전이 답이다. 막 동네 골목을 빠져나와 큰 대로로 나가려는데, 뒷 차가 우리에게 감정 섞인 크락션을 울리는 거다. 그냥 무시하자는 눈빛을 남편한테 보내는 동시에 뒤차가 우리 옆으로 시비 걸듯 속력 내며 가까이 지나쳐 내려가 버렸다. 그걸, 참을 리 없는 그.


그냥 러닝 하러 나온 길인데 왜… 하필…


뻔한 뒷 이야기. 두 레이서가 신경전을 벌이다 2차선 중안에 영화 찍듯 차를 세웠다. 네가 신호를 안 봤네 난 신호를 봤네 한참 으르렁 거리다 목소리 큰사람이 한번 왕 지르곤 상황이 종료 됐다. 상대는 이란계열 중년 아저씨였다. 나라가 달라서 싸운 것도 아니고 나이가 달라거 싸운 것도 아니다. 캐나다는 특히 다민족을 품고 있는 나라라 학교에서도 동네 쇼핑몰에서도 어디 하나 캐나디언스러운 특색을 정의 내리긴 쉽지 않다. 운전을 하다 보면 어느 날은 좌측을 보면 흑인이 리듬 타며 노랠하고 있고, 어느 날은 중동 아줌마가 차가운 눈빛으로 운전대를 양손으로 꽉 잡고 있고, 어느 날은 자다 일어난 고등학생이 친구들 잔뜩 태워 운전하고 있고, 어느 날은 동양계아저씨 옆에 더 작은 동양계아줌마가 앉아있다. 그런 나에게 공항에서 집으로 향하는 차밖으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차속 인물들 모두가 한국인이란 뻔하지 않은 팩트였다.


인종, 인간의 종류란 말인가..? 내가 분류하는 인간의 종류. 너무 날 선 말 같지만 분리는 어디서든 존재한다. 여권, 신분, 그리고 그 사이 비 짓고 사는 이방인. 5주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다시 좌우로 다민족이 보인다.



오늘, 어제 난 다시 캐나다다.



지니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