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은 부질없는거잖아, 안그래요?

요즘 연애는 '모범답안'이 존재한다죠. 근데 난 매번 틀려요.

by genie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다.



내가 가장 '노오오오력'하고 있는,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useless 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만큼 무기력해지는 것도 없다.



"그런거면 언니가 더 부질없죠. 짝사랑이 더 부질없는거 아니에요?"


친구의 연애이야기에 친구가 건넨 한마디였다.


친구의 연애는 참 간단하다.


나쁘지 않은 사람이다. 나를 무척 좋아해준다. 만난다.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다. 소홀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생긴다. 헤어진다.


친구의 연애는 참 심플하고 요즘시대에 맞게 참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수동적이다.)


하나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칼같이 끊어낸다. 상대는 안달이 난다. 애걸복걸 붙잡는다. 다시 받아준다. 친구는 늘 우위를 점하며 연애를 한다. 그런데 '진정성'은 없다.


"그럴거면 뭐하러 만나, 감정도 없는데 왜 만나는거니. 그런 연애 너무 부질없지 않니?"

"언니가 하는 짝사랑이 더 부질없죠. 그건 이루어지지도 않았잖아요."




유튜브나 블로그 그리고 요새 출판되는 수많은 책을 보며 느끼는건

우리 모두 '회피형'의 연애를 하고 있다는 거다. (나는 극극극 '불안형')


왜그렇게 '방어기제'가 두터워졌는지 모르겠다.


상처받지 않게 연애하고, 아니면 칼같이 끊어내고, 나를 지키란다. 사랑받는 연애를 하라고 한다.

가장 소중한건 '나'니까.



난 그걸 못한다. 그래서 요즘에 맞는 연애를 못하나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길 바라고,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거나 나에게 잘해준다고 해서 호감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먼저'다. 그래서 그러다보니 우선순위가 '상대방'이 되는건 별 수 없나보다.

(그래서 참 많이 깨지고 다친다. 아프다. 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를 했던 기억이 있다보니 그 때보다 더 한 감정을 느껴야만 헤어나올 수 있는데,

사실 그러기엔 지금 짝사랑이 너무 버겁다.


나 스스로 '부질없음'을 인정하고 있었기에 친구의 말이 더 상처로 박혔을거다.


나만의 시간과 청춘,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대에

길고길게 감정소모를 하고 산다는건 굉장히 '멍청한 짓'으로 여겨진다.

감정소모 적은 연애를 중시하는 이 때,

감정소모 그 자체인 '짝사랑'은 매우 쓸모없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건,

사람은 결코 '효율성'만으로 관계를 맺어가는 존재가 아니라는거다.


상황이 좋지않아서,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 사람이 내게 감정이 없어서,

상대가 내게 소홀해서,


더 이상 연애를 지속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어떻게든 개선해보려하고,

성격을 어떻게든 맞춰보려 하고,

감정이 생기게끔 노력도 해보고

상대가 소홀하면 내가 좀 더 관심도 가져보려


'노오오오오력'을 하려 하는거다.


인류 탄생 이래로 '연애상담'이 지속되는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닐까.

'모범답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나만의 답을 찾아보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너무 '모범답안'보다 '나만의 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긴한데, 아 근데 정말 힘들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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