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에 대하여
나는 현재 아침, 자기 전 두 번 약을 먹는다. 아침에는 동그란 알약 하나 그리고 자기 전에는 동일한 동그란 알약 하나와 특이한 모양의 푸른빛이 도는 약 한 개 반. 돌고 돌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약들을 찾았다.
문제는 약을 먹고 난 뒤 튀어나오는 '욱하는 마음'이다. 작은 자극에도 욱해서 온몸이 떨리고 눈물이 솟는다. 방 창문을 열고 찬바람으로 식히지 않으면 안 된다. 나 이래서 사회생활할 수 있을까. 사람들하고 무조건 부딪힐 텐데.
오늘은 다른 게 아니라 무기력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로 자가 격리하는 내내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긴 했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는데, 오히려 음성이 뜨고 격리가 해제된 직후부터 컨디션이 최악이다. 콧물이 더 나와 코맹맹이 소리를 내고 몸은 나에게만 중력이 몇십 배 더 강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작은 것들에도 예민해지는 것이. 무기력한 와중에도 화를 낼 힘은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