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다시 밟은 스페인, 마드리드
정확히 6년 반 만에 다시 스페인에 오게 됐다. 그때 여행을 끝마치면서 스페인에, 그것도 마드리드에 다시 오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는데. 어쨌든 이번에는 푸틴 덕분에 스물두 시간이 걸려서 왔다. 아부다비에서 네 시간을 대기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어찌어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마드리드까지 오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시차 적응은 대 실패. 무려 아침 아홉 시에 마드리드에 도착하는 어찌 보면 환상적인 여정이었지만 긴 비행시간에 지친 나는 첫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겨우 사고 숙소에 돌아와 기절해버렸더랬다.
조울증으로 입원한 후 갑작스럽게 생긴 비행 공포증으로 안정제를 먹고 비행기를 타야 했다. 안정제 세 개를 욱여넣어서 그런지 터뷸런스에 잠깐 놀라기는 했지만 무사히 올 수 있었다. 스페인은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인데, 수도인 마드리드마저 그렇다. 그래서 6년 전에 처음 스페인에 왔을 때에는 되게 스페인 사람들이 거만하다고 느꼈다. 잘 웃지도 않고 무뚝뚝한 이미 지였달까.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방긋 잘 웃는다. 인사도 잘해주고, 여전히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소통하려 애쓰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리고 어딜 가나 사람들이 여유 있다. 항상 웃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스크에 가려진 표정이 상상이 갈 정도로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같이 무겁게 느껴지지만, 여긴 물론 마스크를 잘 쓰지 않아 표정이 전부 보이는데 여유가 느껴진다. 생기 넘친다. 나 또한 에너지를 얻어가는 기분이다. 아, 돌아가기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