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일까요

by 유진

언제부터인가 글을 쓰는 것이 무섭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어색해졌다. 분명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인데 말이다. 이러다가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어떡하지. 그럼 난 뭐가 되는 거지. 내가 텅 비게 될 것만 같다. 슥슥 그려나가던 선과 면들이 어느 순간 그려지지 않게 되었고 막힘 없이 써 내려가던 글이 써지지 않는다. 나는 지금 현실로부터 도망쳐왔는데, 그래서 그런가. 다시 현실로 돌아가면 나아질까.

어쩌면 대학원을 준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려면 석사 학위가 필요한데 나는 학위가 없기 때문이다. 작가로서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에 그나마 안전한 길을 택하려는 지도 모르겠다. 물론 대학원에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지만.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3년 전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르바이트조차 할 수 없었고 정신 병동에 입원을 해야 할 정도였다. 모든 게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걸까.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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