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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

by 유진

작업실을 구했다. 아직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전이지만 계약금을 내고 오는 길이다. 이번에는 같은 과를 졸업한 친구와 함께 작업실을 구했다. 우리는 같은 전공을 했고 같은 동네에서 자란 친구 사이다. 매사 예민한 나에 비해 그 친구는 무던한 스타일이라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흔쾌히 공동 작업실을 구하자고 한 제안을 받아들인 친구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어서 입주해서 작업실로 출퇴근하고 싶다.

아르바이트도 새로 구했다. 이번에는 주중 두 시간 반씩 일을 하게 되었다. 사장님은 나보다 어린것 같다. 나를 어려워하실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무던한 사람들과 어울리나 보다. 그전에 하던 주말 아르바이트는 8월 첫째 주까지 나가게 됐다. 생각보다 일주일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어제는 밤 8시에 잠이 들어버렸다. 오늘은 오전에 운동도 못 가고 내내 잠만 잤다.

요즘은 나를 사랑하는 게 영 쉽지 않은 시기이다. 뭘 해도 못나 보이고, 부족하게 느껴진다. 머리를 자를까 싶다가도 긴 머리가 그나마 못난 내 얼굴을 가려줄까 고민을 한다. 어찌해도 못난 나. 어떤 옷을 입어도 별로다. 영영 나를 사랑하지 못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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