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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밤 꿈속으로 도망을 칩니다

by 유진

나는 매일 밤 아홉 시면 이불속으로 숨는다. 드라마를 틀어놓고 자기 전 약을 먹고 스르르 잠이 든다. 자기 전 약을 먹으면 취한 듯한 느낌이 들면서 금세 몽롱해진다. 그렇게 꿈속으로 도망을 친다. 낮부터 저녁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작업실을 가거나 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다. 도무지 뭘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멍하니 앉아있다 오는 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늘 도망을 친다.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 스스로가 못나게 느껴져, 자괴감이 들어 죽고 싶은 마음이 들기 전에 꿈속으로 도망을 쳐야만 한다. 오늘 밤도 그렇게 도망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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