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갈망 그 사이 어디쯤엔가

by 유진

나는 비행 공포증이 있다. 조울증을 진단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뒤, 얼마 안 있어 무리하게 여행을 다녀오는 바람에 생긴 것이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면 ‘아 죽는 건가!’ 싶다. 착륙할 때면 정말 죽는 건가 싶다. 그래서 늘 안정제를 세네 번씩 먹고 비행기를 탄다.

그것은 어쩌면 죽음에 대한 어마어마한 공포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죽음을 갈망하기도 한다. 아르바이트에 가기 전 빈 집에서 나는 늘 목을 매는 상상을 한다. 빈 집은 너무나도 공허하고 무섭다. 무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갈망 사이 그 어디쯤엔가 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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