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하는 곳에 스물 여덟살 짜리 남자애가 있다. 남자애라는 말도 어색할 정도의 어느 정도로 큰 나이이긴 하지만. 몹시 미성숙해보이는, 어쨌든 그런 애다. 어느 날부터 내가 편해졌는지 이런저런 개인사를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게 매우 불편했다. 슬슬 거리를 두려고 했다. 그걸 이해를 못한 모양이다. (하긴 나도 말없이 갑작스레 거리를 두긴 했으니...)
그 후로 서로 일절 대화를 하지 않았다. 당연히 일은 꼬였다. 동선이 얽히고, 잔실수가 늘었다. 하루는 참다 참다 한마디를 했다. 그게 불쾌했던 모양이다.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사장님께 그만두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 창고에 둔 내 겉옷을 발로 밟아놓았다. 그 애가.
나는 그것이 결코 실수라 생각하지 않는다. 명확히 찍혀 있던 밑창 자국에서 나는 걔의 폭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후로 그 애가 무서워졌다. 사장님이 퇴근하신 후에는 둘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떨어져있으려 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왜?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장님께 장문의 연락을 드렸다. 그 애가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 그만두겠다는 마음으로.
역시 일하는 곳에서는 일만 하는 게 맞나보다. 상생, 너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