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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현 Nov 18. 2020

내안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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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산 사이사이 피어오르는 안개를 보면 유후인의 산 사이사이 안개 자욱했던 풍경이 보이고, 기찻길에 집들이 모여있을 땐 군산의 기찻길이 떠오른다. 반짝이는 타일의 깨진 조각으로 꾸며놨다면 바르셀로나의 구엘공원이 생각나고, 오밀조밀하고 빽빽하게 조각한 건축물을 보면 사그라다파밀리아가 겹쳐진다. 그저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모두 내 안에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반가움이 더 길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확실히 가지는 것이 많아지는 것인가보다. 여행하는 내내 도피라고 생각했다. 어떤 것도 리프레쉬되지않고, 무언가를 대단히 느끼거나 깨닫는 일도 없었다. 그저 해야하는 것을 해야만 하는 삶과 고민들이 너무나 무거워 피하는 데 바빴다. 그런데 또 아무것도 아닌날 아무렇지도 않게 용기가 생기는 순간들이 오고, 살이 차오르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생긴다. 시간은 아직도 많으니 천천히 차곡차곡 쌓아올려서 더 건강해지자.

창밖을 보며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해 글로 남기는 일은 언제나 행복한 순간이다.

행복한.


-동남아 여행 45일차 카오속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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