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는 작가의 글을 따라 쓰는 필사를 하다 보면 글쓰기 실력도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책으로 출간된 작품들은 다 잘 쓰인 글들이 아닐까?
그럼, 어떤 글을 필사해야 하지? 그래서 내 선택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필사하자, 였다.
20대 후반쯤 필사를 시작했던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 페이지 필사하다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필사를 위한 책을 발견했다. 왼편에는 좋은 글이 인쇄되어 있고, 오른편에 그대로 똑같이 필사를 하는 형식이다.
내용은 나를 응원하는 글이었다. 내용도 좋고, 필사도 해보고 싶어 구입했고, 한 권을 가까스로 끝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생각날 때마다 필사하고, 내용으로 또 한 번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이것도 결혼 전 혼자 지냈을 때 이야기다.
그리고 현재, 온라인 서점을 구경하다가 요즘 뜨는 필사 책을 발견했다.
글씨를 예쁘게 쓰고 싶은 욕구와 좋은 글을 필사하고 싶은 욕구를 항상 가지고 있던 터라 망설임 없이 구매하기를 눌렀다.
가능하면 매일 하루에 한 장씩 필사를 하고 있고, 위 사진이 그중 일부이다.
필사가 취미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고, 하는 동안 즐겁고, 즐거워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취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는 사소하지만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사람이다.
취미부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일 아주 적은 시간을 들여 꾸준히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하는 동안은 집중도 잘되고, 아주 즐겁다.
그 이야기들을 한번 써보고 싶었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정말 정말 소소하지만 내 시간을 쓰는 게 아깝지 않고, 내 삶에 오락이 되는 일들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슬쩍 집어서 할 수 있는 일들, 아이들도 함께 따라 하며 배울 수 있는 것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사람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여기는 그런 공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