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미래의 감정을 예측할 때, 종종 과장된 예측을 하곤 한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면,
로또에 당첨되면
유명 기업에 합격하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면
이런 조건이 충족되면 삶이 훨씬 행복해지고, 그 행복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시험에 떨어지면,
주식이 폭락하면,
취직에 실패하면
우리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에 빠질 것이고, 오래도록 불행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떨까?
좋은 차를 사고 그 만족감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원하던 목표를 이루고 느꼈던 행복감이 얼마나 오래 갔는지 돌이켜보면,
우리가 했던 감정 예측이 대부분 과장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심리학자 Daniel Gilbert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느낄 감정의 **강도와 지속 기간(durability bias)**을 자주 과대평가한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생각보다 빠르게 일상의 감정 수준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너무나 기쁘고 행복할 것이며,
앞으로 평온하고 무탈한 삶을 살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나는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 뛸뜻이 기뻤고,
그 순간은 아직까지 나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다른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게 정해진 시간에 일하고 퇴근하는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갔다.
합격의 기쁨은 점점 희미해졌고, 나도 모르게 무뎌져 갔다.
반대로 공무원을 그만두려 했을 때는,
머릿속에 수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떠올랐다.
“그만두면 인생이 망가질지도 몰라.”
“힘들고 후회하게 될 거야.”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공무원을 그만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직장인이 되어 있었다.
루틴은 여전히 비슷하다.
일하고, 운동하고,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난다.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처럼 인간은 어떤 외부적인 사건이 자신에게 줄 감정의 영향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측은 대체로 과장되어 있으며, 때로는 왜곡되어 있다.
그래서 어떤 일이 우리에게 엄청난 행복이나 불행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인간이 자주 빠지는 심리적 오류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까?
미래에 대한 과장된 해석보다는,
지금 이 순간 내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내가 맡은 책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지금 마주한 사람과의 대화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따뜻한 친절을 베푸는 것.
고요한 시간 속에서 몸의 감각과 마음의 움직임을 느껴보는 것.
이렇게 지금 이 순간에서 얻는 편안함과 행복이야말로,
미래의 어떤 큰 사건보다도 더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일 수 있다.
앞으로는 미래를 과장하여 해석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오히려 과대평가해보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