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아갈 용기

돈과 이상 사이에서의 갈등

by 김성은

다른 말로는 '수입에 초연해지기'

혹은 '돈은 나 몰라라'

그런 마음을 먼저 먹어야 가능한 용기인 것 같다.


실제로 내가 하기 싫은 건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아보니 그렇다.

나는 25살에 사장이 되었다. 올해 37살이니까 12년째 같은 직급인 사장으로 살고 있는 셈이다.

사장은 모든 걸 마음대로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거래처 눈치를 봐야 하고 직원 눈치를 봐야 했다.

특히 나는 거래처 눈치를 보며 거의 모든 걸 맞춰줘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소통을 하고 싶었으나 일방적으로 요구만 하는 거래처가 미웠다.

어린 마음에 힘들었을지 아님 나의 성향 자체가 사장의 기질이 아니어서인지 모르겠으나, 최근 들어 후자 쪽으로 단언하고 있다.

서른쯤인가, 거래처에 5년 정도 시달린 나는, 또래들보다 돈은 조금 더 벌고 있긴 했으나,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일인가'


매일 의구심을 느꼈다.


'아, 이러려고 내가 사업을 시작했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닌 것에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만약 이대로라면 매달 안정적인 수입이 들어온다 해도 마흔이 되고 오십이 되었을 때,


'나는 과연 행복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깊은 고민 끝에 '이대로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냈는데, 사실 가장 아쉬운 것이 돈이었다.

사업이 안정세고 이대로면 편하긴 할 텐데 하는 생각의 꼬리를 잘라내는 게 쉽지 않았다.

그동안 하기 싫어도 하고 때려치우고 싶어도 마음 다잡아 노력한 시간들과 성과들이 아쉬운 건데, 그게 따지고 보면 수입인 것이다.


결국 나는 용기를 내었다.

그 당시 버는 돈은 족족이 유아 피아노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돈을 까먹고 있었다.

잘되고 있는 파트를 싹둑 잘라내어 버렸다.

돈은 생각지 말기로 마음먹으니 속이 후련했다.

될 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돈은 다른 걸로 벌 수 있다는 믿음으로 byebye.

(그땐 몰랐다. 빚까지 내며 월급을 주고 재정적으로 힘들어질지를)

그 당시에 내가 빠져있었던 유아 피아노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만전을 다했다.

그러나 어린 사장이 간과한 게 있었으니 개발이란 건 늘 돈이 많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결론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먹고사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그러나 주체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늘 힘을 얻고 용기를 내게 되는 것 같다.

인생은 늘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우리에겐 늘 선택권이 있다.

흘러가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지 않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은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인생도 난 괜찮은 거 같다.

나는 그 날 이후로 수입은 줄었지만 내 꿈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멜로디를 떠올리며 노래를 만들고 있다.

내가 가장 즐거울 때가 곡을 쓰거나 혹은 글을 쓸 때다.

감정싸움을 하지 않으니 내 안에 에너지가 남는다. 때론 넘친다.

간혹 받는 스트레스도 유연하게 넘길 여유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나에겐 직원도 없고 내가 잘 보여야 하는 거래처도 없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을 묵묵히 해 나갈 뿐.

좋아하는 일과 더 잘할 수 있는 일, 스스로가 보람을 느끼는 일만 하며 살아가기.



이제는 빚 갚을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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