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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은 Mar 23. 2021

아빠의 부도가 나를 부자로 만들었다.

누구나 흔히 겪는 일은 아니겠지만 내 인생에는 찾아와 버린 일이었다.

누구나 힘든 일을 겪을 수 있지만, 막상 겪어보면 그 당시는 정말 힘들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하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아빠가 사업을 시작하셨다.

엄마도 덩달아 바빠지셔서 4살 터울의 남동생과 나는 집에서 스스로 밥을 해결하는 일도 잦았고, 친할머니께서 오셔서 우리들을 돌봐주시기도 했다.

아빠는 철강사업에 관련된 사업을 하셨는데, 주말에도 일이 많을 때면 동생과 나를 데리고 공장에 가셨다.

간식을 사서 가면 우리는 그곳에서 하루 종일 놀고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도 성장을 하고 아빠 회사도 덩달아 성장을 해서 중 고등학교 시절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잘 보낸 기억이 난다. 그러다 내가 27살 되던 해, 내 생일 즈음 가을날이었다.

아빠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우리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동생은 군대를 제대하고 학교 복학을 하지 못했다. 학교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택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사실 한 달 동안 원룸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우울증이었던 것 같다.

방에 불도 켜지 않으며 하루를 보냈고, 나를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것만 같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듣기 싫었다.

그렇게 세상과 단절하며 살던 내가 다시 세상에 나와서 열심히 살게 된 이유는?


바로 나에게는 꿈이 있었다.


'아빠 회사가 부도 난거지, 내 인생이 망한 건 아니잖아!'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며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계속 보내다가는 내가 꿈꿔온 미래도 잿빛이 될 것만 같았다.

이불을 박차고 나와서 미친 듯이 일했던 기억이 난다.

아빠의 부도 따위는 잊기 위해 내 일에 더 열중하고 시간을 보냈다.

사무실에서 잠을 자고 집에 들어가지 않는 날도 많았다. 예전의 넓은 집이 아닌 임시거처 원룸이 아무래도 정이 가지 않아서 퇴근하기 싫고 그래서 더 일에 매진했던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았다. 참 다행으로 아빠 사업이 잘 되어서 세상이 내 것인 시절을 맛보고 경험해 보았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보기에 부잣집 딸로 지내던 나였지만 그냥 이래 저래 지내다 결혼하거나 아빠 사업 믿고 생각 없이 살 수도 있었지만 내선택은 그것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내 인생 내 삶에 대한 생각이 명확히 있었고 자존감이 강했다.

'나는 나'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고 내 고집은 누구도 꺽지 못하는 황소고집이어서 25살 때 내 사업을 시작했었다.


대학 졸업 후 우연히 알게 된 내 재능.

누군가를 가르치는 걸 잘한다!

잘하니까 내가 좋아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성인이 되고 내가 하고 싶은 일, 내 꿈을 명확히 가지게 된 것이다.

나는 재즈음악과를 졸업하고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게 되었다. 

일을 시작하고 깜짝 놀란 건 내가 어릴 때 배우던 방식 그대로, 교재 그대로 아이들이 배우고 있었다.

처음엔 나도 가르치기 쉽고 익숙해서 좋았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지나가니 금세 재미가 없어졌다.

아이들이 싫어했고 재미없어했다. 시간 때우기식으로 보내는 것이 너무 열이 올랐다.

바이엘 체르니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교재. 그것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교재로

아이들이 피아노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피아노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25살부터 사업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몰입하고 초집중하며 교재를 만든 건 아빠 사업이 부도가 난 후였다.

덕분에 나는 '소리노리'라는 음악교육회사를 창업해서 5세부터 쉽고 재미있게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소리콩' 피아노를 필두로 소리나무, 소리 숲, 소리길, 소리 마스터 등 다양한 교재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완성할 수 있었다.


어느 것 시간이 흘러 12년이 지나고 보니,

'아빠의 부도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치열하게 열심히 일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좋은 환경이 주어질 수도 어려운 환경이 주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건 자신을 믿고 꿈을 이루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아빠의 부도로 경제관념도 생겼다. 

그전에는 돈 걱정하지 않고 지내는 날들이었는데, 집이 어려워지니 200ml 딸기우유 하나 사 먹는 것도 300원이 모자라서 못 먹곤 했었다.

어려움을 겪고 나서 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경제서를 읽고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돈 공부가 시작이 되어야 부자로 차츰 올라갈 수 있는 것이므로 그런 일들이 있었던 것에 나는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갑자기 찾아온 아빠의 부도로 나는 더 열심히 내 일에 매진하게 되었고 결국 꿈을 이루어 성공하고 부자가 되었다.

환경에 지지 말고 묵묵히 내 삶을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는지 지난 나의 인생에서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환경에 처한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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