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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은 Jun 29. 2022

책과 맥주 사이

그 두 가지만 있으면 나는 행복감을 느끼기 쉽다.(내가 행복감을 느끼기 쉬운 두 가지다.)

뭐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꼽아보라면.

한낮의 어딘가에서 

새소리나 파도소리가 들리면 황홀하겠지

나는 청각에 예민한 예술가라고 단정 짓고 싶다.


책을 먼저 펼치겠지.

너무 급하면 맥주를 먼저 딸 수도.

무엇이 먼저 시작인지 모르고

무엇이 먼저 끝날지도 모른다.

그건 그 시간만의 나만이 알 수 있다.


요즘은 병맥주를 선호하고 있다.

어느 가게에서 주문하는 건 무조건 병맥이겠거니와

마트에 가서 쇼핑할 때마저도 병맥을 바구니에 조심스레 담아본다.

그 무게를 이길 수 있을 만큼 담아 보는데

팔 힘이 센 남편이 제일로 든든하게 느껴지고 이뻐지는 순간이다.


바구니에 맥주를 담듯이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 놓는다.

나는 짬짬이 쉬는 시간이 나면 책을 쇼핑한다.

뭐 기준은 없고, 내가 읽고 싶은 걸로.

특별히 내 취향을 존중해 준다.

무얼 읽던 읽는 건 내 마음이다.

맥주를 고르는 기준?

아. 맥주는 유쾌하고 무섭지 않은 걸로 고르는 편이다.

꿀떡꿀떡 마시며 활자에 집중을 해야 한다.

너무 맥주에 빠져서도 읽는 것에만 치우쳐서도 안된다.

둘 다 적당한 선으로 치고 빠진다.


다행히도 나는 주말의 집에서도 행복의 순간을 자주 맛본다.

우리 집 어디에나 책이 있고 언제나 맥주가 있다.

어? 없잖아?

그럼 내편이 된 그이가 얼른 편의점에 다녀온다.


나 너무 행복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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