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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Dec 12. 2023

<새로 온 바리스타>

Unsplash에서 퍼온 사진


내 독서실이자 사무실인 그 프랜차이즈 카페에 와 있다.


여기 3년 넘게 다녔지만 그 사이에 여성 바리스타가 대부분이었고, 한 번 남성 바리스타가 발령받아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의 이미지는 “안경 쓴, 얼굴 하얀, 귀여운 개그맨 스타일”이었다. 어떤 느낌인지 알 거라 생각한다.


두 달 전쯤엔가 새로운 남성 바리스타가 나타났다.

키 크고, 가무잡잡한 피부에, 중저음의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떤 느낌인지 알거라 생각한다.


이 분의 등장으로 여성 고객층이 월등히 많은 이곳은 그야말로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주문을 주고받는데도, 이 훈남의 상냥하고 디테일한 질문에 고객들의 목소리도 한 톤 높아지고 부드러워졌다. 중간중간에 이게 웃을 일인가 싶은데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앱으로 주문을 하는 나는 그들의 대화 소리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심지어 그간에 봤던 점장 중에 제일 차갑고 독립적으로 보였던  점장 언니가 이 분과 같이 근무하는 날이면, 이 부하직원에게 은근히 일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바에서는 온갖 주제에 대한 이야기 꽃이 피어나게 된다.

젊고 예쁜 점장님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여 눈꼬리는 내려가고 입꼬리는 승천하여 있다.

바는 내 고정석 뒤로 1.5미터 떨어져 있어서 귀를 막지 않는 이상 다 들리게 되어있다.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말랑말랑해졌다.

나도 괜시리 즐겁다.


음양의 조화가 이런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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