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볼 때부터 똘망똘망한 눈을 보고서 내가 반한 아이가 있었다. 자기는 학교에 밥 먹으러 오고, 다른 남자아이를 가리키며 얘는 놀러 온다고 했다.
그래서 자기네 둘은 연필을 안 갖고 다닌다고.
수업시간만 이라도 공부 좀 시켜보고 싶어서 연필 몇 자루 깎아서 주곤 했었다. 지금도 연필은 안 갖고 와서 내 거 빌려가고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는 게 눈에 보였다.
처음에 자기 영어 이름을 “몰라요”로 불러 달라고 했었는데, 중간에 “알아요”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그러더니 오늘은 교재에 단어 썼다고 먼저 보여 주길래 봤더니, 다 잘 써서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뒤돌아서 내 자리로 걸어오는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떨구고 숙연해져서 칭찬도 할 수 없었고, 눈을 마주칠 수도 없었다. 한 아이가 그 모습을 보고는 “알아요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라고 외쳤다.
지금 그 장면을 떠올려 보니 알아요. 가 나만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나 연약하고 섬세해서 찢기기 쉬운 마음을
부족하지만 보듬어 주고 싶다.
나도 안다.
깜냥이 안되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