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서1>

by hotlionheart

월, 수, 금요일은 광주에 있는 학교에 가는 날이다. 조급증이 있는 나는 수업 한 시간 전에는 주차장에 도착해야 마음이 놓인다. 출근부에 사인을 하고, 그날 수업하는 교실 앞에서 십여분을 대기한다. 복도에 놓여 있는 작은 책상에 노트북을 펴고 의자에 앉아 영어 웹사이트도 열어 놓고, 아이들의 감수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늘의 음악을 선곡한다. 준비를 마친 나는 여유 있게 복도를 둘러본다.


1.

쨍한 여름 햇빛이 들이치는 복도 창가에 쪼르륵 붙어있는 하얀 종이들이 부드러운 바람에 팔랑 인다. 아이들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알록달록한 그림을 설명해주고 있다. 오늘은 서로에게 당부의 말을 썼나 보다.


언어폭력 하지 않아요.

나는 장난이라고 해도 친구가 싫어한다면 그것은 폭력입니다.

복도에서 뛰지 맙시다. 등등.

근데 <애교를 부리지 맙시다> 이게 세장이나 붙어있다.

왜 이게 표어처럼 되어버렸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흐흐하는 속웃음이 입 밖으로 삐져나온다.


애교가 치명적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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