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식구가 볶닥거리던 때가 그립지는 않지만, 오늘처럼 혼자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면 그냥 그때의 저녁 시간이 사진처럼 또렷이 머리에 그려진다.
아이 병수발 겸 까다로운 아빠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 또, 남 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린 남편의 마음을 잡아 보려고 여성회관에서 요리를 한 일 년 배웠었다. 장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레서피대로 음식을 하다 보면 두세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었다. 종목은 한식, 양식, 중식 다양했다. 오랜만에 카카오 스토리에 들어갔더니 사진이 몇 장 남아있다.
주방은 난장판이 되었지만, 식탁등 아래에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음식들은 만드느라 걸린 시간이 무색하게도 순식간에 사라지곤 했었다.
연세가 들어 부쩍 커지신 아빠의 목소리, 아직은 병약했던 딸아이의 얼굴,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던 듯한 남편의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요즘은 정신적 허기가 많이 가셨는지 주사제 덕분인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인센스를 피워놓고 한 손으로 턱을 괴고 그때를 곱씹어 본다.
그때의 음식사진을 몇 개 올려봅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