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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un 01. 2024

여름의 신호


여름이 오려고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여름에는 주로 린넨 소재의 옷을 입는다. 린넨 오버핏 셔츠, 린넨 반소매 셔츠와 긴 팬츠와 짧은 팬츠, 린넨 드레스를 종류별로 갖춰 놓고 있다. 이번주 월요일에 처음으로 흰색 바탕에 하늘색 세로줄이 있는 린넨 반팔 셔츠와 세미 와이드 연청색 면바지를 입게 되었다. 어제는 검정 반팔 면티에 쨍한 파랑색 끈 드레스를 입게 되었다. 거기에 신발은 진한 캬라멜색 샌들을 신어줬다.


그런데 맨발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 있었다. 약간의 굳은살과 살색이 도드라져 보이는 맨 발톱들이 자연스럽다기보다는 초라해 보였다. 그렇다고 부끄럽고 막 그럴 정도는 아니었다.

2주 전에 발 각질 관리와 패디큐어를 예약하려고 여름에만 단골인 네일샾에 전화를 했었지만, 더워진 날씨 탓에 오늘 오후 시간에 겨우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그 샾에는 ‘발 관리 장인’이 몇 년째 일하고 있다. 각질 관리에 얼마나 진심인지 두 시간 동안 관리를 받고 나면 “애기발”이 되어 나온다. 보들보들 맨질맨질 해져서 내가 내 발을 자꾸만 쓰다듬게 된다. 거기에 매니큐어가 매끈하게 칠해진 발톱들을 보면 내 발이 섹시하게 느껴지면서, 갑자기 자신감이 올라가게 된다.


“보아라! 나의 아름다운 발을”


속으로 이렇게 외치면서 말이다.


내 피부는 가을 웜톤이지만 나의 외모는 사계절 중 여름에 제일 빛이 난다. 왠 자뻑인가 싶지만 사실이다.

여름이 다가와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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