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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un 15. 2024

첫 번째 일주일을 마무리하며


일주일 중에 금요일 하루 쉬는 일정에서 주 5일 (오후에만) 일하게 되었다. 남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풀타임으로 일하는 거에 비하면 느긋한 일정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나름 숨 가쁜 첫 주였다.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는 시기라 학교 특성상 자잘한 서류들을 여기저기 제출할 일이 많았다. 각양각색의 학생들 오십여 명과도 첫 대면을 하게 되었고, 오늘 오전에 전시용 우드락 만들기도 완료했다. ppt로 만든 제목 “English with P***" , 수업사진 몇 장과 교재 업체 팜플렛을 붙이고, 원목 재질의 알파벳 대문자를 조합해 "FUN TOGETHER"를 아랫부분에 붙여줬다. 학교 다닐 때 미술시간만 되면 머리가 백지상태가 되던 나인데, 똥손이 열일한 느낌이다.

'닥치니까 다 하게 되는구나.'


어제 수업을 마친 후에는 종강한 딸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캐리어에 짐이 한가득이었고 큰 타프백 두 개에 또 짐이 한가득이었는데, 그중에 타프백 하나는 신발만 가득 들어 있었다.

‘내가 지네를 키운 것인가.. ’


조수석에 앉은 딸아이는 작은 보냉백을 소중히 감싸 안고 있었다. 그거 뭐냐고 물었더니 ‘식빵이와 사브레’라고 하면서, ”차 안에 풀어버릴까?“ 하면서 갑자기 나한테 겁을 줬다. 파충류와 벌레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나는 충분히 움찔할 만한 말이었다. 금요일이라 집까지 한 시간 반이 걸렸고, 막판에는 몇 차례 졸기까지 했다.

‘다음에 운전할 때는 커피보다 강력한 박카스를 먹고 해야겠다.’


집에 도착해서는 저녁도 못 먹고 원어민 영어 공개수업 지도안 세 반거를 작성해서 코디네이터 선생님께 전송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우드락 완성본 사진도 전송했고.

싱크대에 쌓여있는 그릇들을 반은 식세기로 돌리고 나머지는 손 설거지를 했다. 빨래도 돌려서 드라이어에 넣었고.


이제서야 아이스 커피 한잔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게 나 혼자서 애써도 잘 안되던 일이었는데, 우연히 업체와 연결되면서 운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게 느껴진다. 일이 많아지는 게 하나도 버겁지가 않고 오히려 내 내면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FIGHTING"이 넘치고 있다.


갑자기 민희진 님의 밈이 떠오른다.

"맞다이로 드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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