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교직에 몸 담고 계신, 그리고 몸 담고 계셨던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
방과후 업체와 연결되어 올해 6월부터 강사로 나가게 되었던 두 학교는 이전의 다른 학교들에 비해 생활환경이 더 나은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가르치기에 수월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개중에 한 명씩은 꼭 수업을 방해하면서 그걸 즐기는 아이들이 있다.
되도록 큰 소리 안 내려고 좋은 말로 여러 차례 타일러 보아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한 번씩 버럭 하게 되다가, 그 아이 수업 시간만 되면 수업 시작부터 나는 <화>를 장착하게 된다. 3분기 막판에는 그 아이가 미워서 옆에 오는 것조차 싫은 정도가 되었다.
4분기 접수가 끝나고 명단을 받았을 때 그 아이 이름이 빠져있었다. 그리고 4분기 첫 수업 때 그 반은 조용했고, 나는 차분하게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수업 중간에 한 학생이 “아~ 이런 분위기구나!”라는 말을 했다. 빠진 학생과 나와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인해 다른 학생들도 불편함과 긴장감을 느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참 느리다.
‘좀 더 좋은 방법은 없었을까?’, ‘능숙한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라는 물음이 나에게 되돌아왔다.
오후에만 세 타임, 그것도 월수금만 가르치는데도 이리 신경이 쓰이는데..하루종일 학생들과 부대끼면서 교과 수업도 해야 하는 선생님들의 인내심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조차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