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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Dec 28. 2024

토요일 아침메뉴로 연포탕을 끓였다


요즘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먹거리에 신경을 쓰지 못해서 가족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 주말 날씨 예보를 찾아보니 아침 최저 기온이 섭씨 영하 7도, 최고 기온이 0도라고 나왔다. 토요일 아침밥상을 잘 차려주고 싶어서, 금요일에 미리 쓱배송으로 국내산 냉동낙지 350g 짜리 두 팩, 백합조개, 미나리, 무, 청홍고추를 주문해 놨다.


미리 해감을 하기 위해서 백합조개를 스텐볼에 담아 천일염과 물을 넣어 휘휘 저은 후 쿠킹호일로 뚜껑을 만들어 덮어 냉장고에 하룻밤 두었다. 냉동낙지도 함께 냉장고에 넣어 하룻밤 동안 해동을 시켰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닝커피를 건너뛰고, 흰쌀과 귀리와 렌틸콩 등이 들어간 잡곡 12곡을 섞어 밥솥에 밥을 지었다.

커다란 웍을 꺼내 정수기 물을 받아 육수 코인링 두 개와 나박 썰기한 무를 넣고 팔팔 끓였다. 육수가 끓는 동안 해감한 백합조개와 낙지를 씻고, 채소들을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놨다.

무가 어느 정도 익은 후에 백합조개와 대파, 양파 조금, 청홍고추, 다진 마늘을 넣어주고, 백합조개가 입을 벌릴 때쯤에 낙지를 넣어 후루룩 한소끔 끓였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마지막으로 미나리를 넣고 가스불을 꺼줬다.



익은 낙지를 찍어 먹을 연와사비장을 만들고, 배추김치, 파김치, 갓김치를 상에 놓고, 남편과 딸아이를 깨웠다.

막 지어진, 김이 펄펄 올라오는 밥을 한 공기씩 퍼서 식탁에 놓고, 연포탕을 국그릇에 한 그릇씩 떠서 밥공기 옆에 놓아줬다. 커다란 낙지 한 마리가 대접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눈으로 각 그릇의 낙지 한 마리씩을 보게 한 후 식가위로 먹기 좋게 낙지를 잘라주었다.


뜨끈 뜨끈한 연포탕에서 낙지를 건져 올려 와사비장에 찍어 먹은 후에 밥을 탕에 말아 김치와 함께 먹었다. 속이 뜨뜻해지면서 몸의 근육들이 노골노골 풀어지는 것 같았다.


가족들이 맛있게 배불리 아침밥을 먹는 걸 보니 오늘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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