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by hotlionheart


글루틴 열일곱 번째 주제는 정글.


사회, 직장이 정글이라지만 최근에 학교에서 본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학교는 "정글의 법칙"의 기본기를 쌓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수업을 듣지도 않는 학생이 쉬는 시간에 교실 구경을 하고 싶다고 잠깐 들어오고 싶다고 해서 허락했더니, 키 크고 등치 큰 그 학생은 자기보다 작은 학생의 어깨를 힘주어 둘러싸며, “너 나한테 밀리잖아!"라는 말을 장난처럼 위장해서 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


같이 수업 듣는, 겉으로는 친해 보이는 같은 학년 남학생 둘은 낄낄대며 장난을 주고받다가도 어느 순간 살벌한 분위기로 변해서, "너 내 아래잖아. 죽을래?" 라며 갑분 서열을 확인한다.


그 학생은 또 여학생 뒤에 앉아 수업 시간에 갑자기 우유를 꺼내 마시면서 우유를 뿜어내겠다고 위협을 하며, 우유를 삼키지 않고 앞에 앉은 여학생 뒤통수를 노려본다. 시선이 부담스러운 여학생이 일어나서 앞쪽으로 피하니, "너 쫄리냐?"


이 외에도 장난으로 포장해서 나에게도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모범생이었던 내 기억 속의 학교는 선생님들께 예쁨 받으면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매점으로 달려가 잽싸게 빵 하나를 사 먹거나, 도시락을 미리 반 정도 까먹는 게 일탈이라면 일탈이었는데.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과장된 표현과 행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들이 교실에서 연출되고, 아이들의 일상이 되어 있다. 누군가 말이나 행동으로 건드렸을 때 참고만 있으면, 다른 아이들도 하이에나처럼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격을 하니, 적극적 공격만이 살길이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이 아니라 ”약사강생 (弱死强生)“ 인 것이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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