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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경 Nov 01. 2017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내가 지금 있는 이유에 대해서.

오랜만에 '말하는 대로'를 시청했다. 작년 연말 버전인 버스커 어벤저스 편을 시청했는데, 거기 등장한 패널 중 웹툰 작가인 이종범 씨의 이야기에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서 일부를 잠깐 나누고자 한다. 우리네는 삶을 살면서 슬럼프가 왔을 때, 놓치는 것 중 하나가 나는 지금 이 일을 '왜' 하는가? 혹은 나는 이것을 '왜'하며 사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놓치거나 지나치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와 함께. 그리고 그 질문은 정말로 이 슬럼프 가운데서 자신과 대면하고, 새로운 방향 설정을 할 수 있는 일종의 표지판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함께 제시했다. 난 그가 하는 버스킹을 보면서 많은 부분을 공감했고 생각 속에 새겨 넣었다. 맞다. 우리가 잊고 지내는 것, 진짜로 내가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의미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살아도 산 게 아닌 그저 하루살이 인생과 무엇이 다를까.


나 또한 최근 몇 년 전부터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었다. 명확한 답변을 얻어가고 있고, 뭔가 전보다는 시행착오가 현저히 줄은 건 맞지만, 아직도 그 답을 찾아가고 있는 여정 속에 있다. 그렇다고 전처럼 좀만 하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유리 멘탈은 벗어난 건 확실하다. 조금은 버틸 힘을 키우고 뭔가 전보다는 구체적으로 바뀐 답을 얻었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나서 나의 삶을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답이 20대 혹은 10대 후반에 어디서 뚝하고 떨어어지듯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삶을 살아가며 개척해가며 부딪혀보고 깨닫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하나하나씩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게 아닐까.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청년들이 주변에 참 많다. 어렵게 대학을 들어왔지만 정작 내가 하고자 하는 게 뭔지 몰라서 멘탈붕괴가 와서 방황하는 청춘들. 수능까지 오로지 대학입시만을 보고 달려와서 막상 수능이 끝난 후 그 허무감과 박탈감에 갈 곳을 못 찾는 영혼들. 그 허무가 주는 고통 대문에 무조건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러한 진통 없이 나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은 기만에 가깝고 너무나 쉬운 방법, 아니 편법에 가깝다는 걸 알아줬음 한다. 무조건 그 고통을 참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허무함에 빠졌을 때가 진정한 나 자신과 마주하고 대면함으로 내가 현재 어디쯤에 와있고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이 시간을 지혜롭게 보내며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가 하는 귀한 때이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조차 없다면 또 의미 없이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는 것과 똑같은 무의미한 삶의 연속으로 다시 가게 될 뿐이다. 그렇게 되는 것은 싫지 않은가? 살다 보면 분명히 고통과 마주하기 싫은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도망치거나 피하지는 말길 바란다. 진짜로 정신적으로 돌아버리고 이 이상 가다간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런 경우까지는 아니라 한다면 조금은 이 상황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아니면 주변에 친한 지인에게 진지하게 고민을 나누고 객관적인 느낀 점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각설하고, 우리네가 살아가면서 살아가는 이유를 묻는다면, 주어진 내 삶을 조금이나마 행복을 느끼고 다른 이들과 함께하며 누리고 추억을 만들고 받은 재능과 배운 기술로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나’ 라는 사람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빛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요새 '꽃길만 걷자'는 말이 유행이다. 우리 사회가 그간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감성을 자극하는 말들이 유행으로 다가올까. 우리의 삶이 항상 꽃길만 걸을 수는 없지만 설마 가시덤불로 들어간다 하더라도 그 가시덤불 자체를 피한다기보다 내가 거기서 어떻게 해서 지혜롭게 빠져나오는지의 연습이 값진 지혜로써 얻어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쉽지 않은 여정인 건 필자 역시 안다. 하지만 겁부터 먹지 말고 조금은 쉽지 않겠지만 잠시 쉬었다 간다고 생각하고 거기서 체력을 보충하고 생각을 다시 잡자. 그리고 나를 위해 주어진 이 삶이라는 시간들을 어떻게 함께 할지를 생각해보자.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답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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