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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경 Nov 04. 2017

관계의 가장 큰 핵심, 공감 그리고 역지사지.

이제는 공감이 필요한 시대.

2014년 4월 대한민국을 큰 슬픔에 젖게 한 세월호 사건이 있었다. 온 국민을 한동안 울음바다에 빠트렸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서 주변에서 하나둘씩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그만 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어차피 다시 돌아올 가망성은 없지 않냐고. 

게다가 더 황당한 건 유가족들이 높이는 목소리들이 진실규명이 아니라 그저 금전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맹 비난을 쏟아냈던 이들도 있었다. 소위 일베(일간베스트)라 불리는 악성 인터넷 집단서부터 어버이 모임까지. 그렇게 사방에서 시끌시끌할 때,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몇몇 사람들은 이 사태를 두고서 이런 표현을 했었다. 바로 공감 불능 현상이라고 말이다. 그나저나 왜 서두부터 이렇게 민감한 이야기부터 해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걸까? 그건 바로 지금 이야기할 주제 때문이다. 

공감. 그리고 역지사지.

공감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뭘까? 그것은, 함께(공) 느낀다(감). 즉, 다른 이의 감정을 마치 내 기분처럼 느끼는 것이다. 공감을 나타내는 단어 중에 가장 적절한 뜻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가 이게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드는데, 그건 바로 역지사지가 아닐까 한다.  바꿀 역, 입장 지, 생각할 사, 입장 지. 즉, 서로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아무래도 내가 멋대로 생각하는 수준에서 다른 이의 기분을 조금은 알게 되는 성숙한 수준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화가 나서 씩씩대며 막무가내였던 사람도 상대의 기분을 조금 알게 되면 화내는걸 약간은 머뭇거리게 된다. 내가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닌 걸 깨닫고 나면 말이다. 

그만큼 관계에 있어서 공감과 역지사지는 없어서도 안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개념들이다. 누군가와의 관계 가운데서는 한쪽에서 일방적일 수가 없는 게 통상적이다. 그것이 친구이든 사랑하는 연인이든 말이다. 관계 가운데서는 나 하나만 알고서 내 위주로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죽은 관계 거나 관계라고 굳이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른 이에 대한 마음이 있고, 그 사람을 위해서 마음을 열고 정을 나누고 소통을 한다면, 또 관계 중에 어떠한 일로 틀어져서 안 좋아졌을 때 각자의 입장을 첨예하게 고수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바꿔서 한 번은 생각해보고 그것을 그냥 생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저 사람의 기분은 과연 어땠었을까. 그래.. 저 사람이 말하는 것이 진심이고 그게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이 되어 온다면 그게 바로 공감의 시작이요, 역지사지의 개념을 알게 되는 순간일 거다. 그 느낌 그대로 잊지 말고 내 주변인들과의 관계에 하나씩 적용시켜보면, 나는 그들 가운데서 아마도 꽤 빛나는 존재감으로 거듭날 것이다. 공감 하나로도 사람들에게서 중요한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서두에 언급한 세월호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공감 불능 현상을 단번에 보여준 좋은 예다. 많은 시끄러움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마음으로 아파하지 않고 그저 형식적으로만 보여주기로만 혹은 일각 무지한 인간들이 보여준 이기적인 행태들이 바로 공감 불능 현상의 부끄러운 단면이 아니었을까. 

이제까지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아왔다면 단번에 바꾸긴 힘들겠지만 마음을 여는 법부터 차근히 배워가면서 공감능력을 키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못하게 되면 생활에 큰 지장은 없겠지만 아마도 내 이미지가 주변인들로부터 겉으로는 아닐지언정 참 바닥을 뚫고 들어갈지 누가 알까. 모나고 자기만 안다는 못된 인간이라는 꼬리표보다는 다른 이의 마음 알아주고 마음으로 이야길 듣는 사람이란 수식어가 훨씬 더 매력적이라 생각한다면, 이미 당신은 역지사지의 첫발을 뗀 거나 다름없다. 기억하자. 공감하는 사람은 절대 손해 보는 사람이 아니란 것을. 그리고 정말로 매력 있는 사람이란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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