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이 안경을 쓰기 시작한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다.
둘째가 형의 안경을 자꾸 써보려고 한다. 처음엔 그냥 호기심이겠거니 했는데, 가만 보니 형이 안경을 쓰고 있으니까 자신도 똑같이 해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둘째가 형의 안경을 쓸 때마다 어지럽다며
금세 벗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수에 맞지 않는 안경은 오히려 어지러움만 만들어
낼뿐이라는 것을..
각자의 눈에는 각자에게 맞는 렌즈가 있고,
그것만이 세상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이건 단순히 안경 이야기만이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친구가 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 하고, 누군가의 삶을 그대로 모방하려고 하면 결국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과 같다.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속은 불편하고 어색하기만 할 것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때마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쉽게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시간을 갖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만의 최적의 렌즈를 찾는 일이다.
친구가 피아노를 배운다고 해서 나도 반드시 피아노를 배워야 하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축구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할 수도 있다. 각자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르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공부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조용한 곳에서 혼자 공부할 때 집중이 잘 되고, 어떤 사람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공부할 때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론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고, 때로는 실패도 경험하면서 점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과정이 때로는 답답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결국 그것이 우리를 더 단단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안경을 맞춰야 할 때 안경점에서 여러 번 검사를 받고 조절하듯이, 인생도 그렇게 천천히 자신에게 맞는 모습을 찾아가면 된다. 급하게 남의 것을 따라 하려고 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야 한다.
세상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남의 안경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맞는 안경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